우울증, 잠못자게하면 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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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로부터 오히려 수면시간을 빼앗음으로써 증세를 호전시킬수 있는 치료법이 임상단계에서 효과를 나타내 정신질환의 획기적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데이비드·세크」박사팀은 조울증세로 매사에 의욕이 없고 외출도 안하고 가끔 자살까지 생각하며 절망에 빠져있는 43세된 여교사 환자에게 매일밤 몇차례씩 수면을 빼앗는「부분적 수면박탈법」이라는 치료법으로 그녀의 우울증세를 완전히 호전시키는데 성공했다고 근착 워싱턴 포스트지가 전하고 있다.
조울증에 걸린 환자는 거의 불면증세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고 간헐적으로는 너무 많은 수면을 취하기도한다.
그러나 수면을 취하더라도 인체 자체가 수면과 활동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이른바 분위기의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잠이 항상 부족한 상태가 계속된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수면박탈이 오히려 조울증세를 더욱 악화시킬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세크」 박사팀은 조울증환자의 수면기간중 눈동자가 재빨리 움직이는 템(REM) 현상을 보이는 동안은 수면효과가 오히려 악화돼 수면으로 조절이 가능한 생체리듬과 호르몬 및 뇌속의 신경전달물질 생산조절기능이 파괴된다는 사실에 착안, REM기간중 환자를 깨워놓음으로써 뒤이어 오는 수면상태를 숙면에 도달하게하는 것이 치료의 요체가 된다는 가설을 세웠던것.
이방법은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첨단 전자장비와 기사·간호원 등이 항상 붙어있어야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보편적인 조울증치료법으로 적합하지 않지만 약물치료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효과가 훨씬 높다는점에서 앞으로 확산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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