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왼쪽)과 존 추앙 델피 회장.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5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제과시장 공략에 나선다. 오리온은 인도네시아의 제과업체 델피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하고, 11일 싱가포르에 있는 델피 본사에서 계약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오리온이 해외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델피와 합작, 초코파이 등 판매키로
오리온과 델피는 각각 50%의 지분(총 300만 달러·약 35억원)을 투자해 오는 7월 ‘델피-오리온(가칭)’을 세우고, 오리온이 생산하는 초코파이· 카스타드와 같은 파이 제품 판매에 나선다. 오리온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안착하면 스낵이나 비스킷과 같은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1위 제과 기업 델피는 1984년 페트라푸드란 이름으로 설립됐다가 올해 사명을 바꿨으며, 2000년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인도네시아 제과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델피는 초콜릿과 음료, 아침대용식 등이 주력제품이며 인도네시아 전역에 30만 개의 소매점을 유통망으로 확보하고 있다.
오리온이 인도네시아에 주목한 것은 제과시장이 2010년 이후 연평균 4%씩 성장하고 있어서다. 다만 섬이 많고 내륙 운송 비용이 높아 영업망 확대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오리온은 직접 진출 대신 합작법인 방식을 택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진출하는 첫 사례”라며 “오리온의 제품력과 델피의 유통·마케팅 경험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에서 1조6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