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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큰 뜻 품은 작은 문학관, 대구에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항일 시인 이육사의 문학세계와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문학관이 10일 대구에서 문을 열었다. 중구 대안동 제일성결교회 뒤에 들어선 ‘264 작은 문학관’이다.

대안동 2층 한옥에 ‘264 문학관’
1층엔 카페, 2층엔 상설전시관

이 문학관은 경북대 박현수(국문학과) 교수가 낡은 한옥을 사들여 만들었다. 2층이지만 전체 면적이 100㎡(약 30평)에 불과해 ‘작은’이란 이름이 붙었다. 264는 육사가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사건 연루 혐의로 구속됐을 때 수인번호라고 한다. 이날 오전 열린 개관식에는 이육사의 외동딸인 옥비(75)씨도 참석했다.

1층은 기획전시실과 카페로, 2층은 상설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 상설전시관에는 이육사의 작품과 생애를 소개하는 신문 기사·사진 등이 전시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광야’ ‘절정’ ‘청포도’ 등의 시도 있다. 항일운동을 하다 투옥될 당시 사진 등 그의 활동상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있다. 전시 자료 중에는 1946년 발간된 유고시집 『육사시집』도 있다. 그의 작품을 동생인 이원조씨가 엮은 것이다. 이하석 시인이 소장하다가 이번에 기증했다.

박 교수는 “이육사가 주로 대구에서 활동했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작은 공간이지만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200여m 떨어진 향촌동에는 현진건·이장희 등 대구 출신 문인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대구문학관이, 남쪽으로 1㎞ 가량 떨어진 계산동에는 항일 민족시인 이상화의 고택이 있어 문학투어 코스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육사는 1904년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에서 태어났으며 40세에 옥사했다. 20년 대구로 이사한 뒤 37년 서울로 거주지를 옮길 때까지 중외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본명은 이원록이며 이활·이원삼 등의 이름도 사용했다. 안동 고향 마을에 이육사문학관이 있다. 개관은 수~금 오후 1~8시, 토·일요일 오전 11~오후 6시, 월·화요일은 휴무.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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