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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예술 맛보려면 의정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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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박형식)가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대중이 쉽게 다가가기 힘든 해외 아방가르드 예술을 소개하면서, 그것도 서울이 아닌 경기 북부권에 이런 예술 축제가 15년을 버텼다는 건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 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시민 참여가 다소 아쉽긴 하나 뻔한 공연 페스티벌에 비해선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방 예술 축제의 전범”이라고 진단했다.

13일부터 열흘간 음악극축제
개막작은 사운드라마‘더 워’

13일 오후 8시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개막작은 러시아의 ‘더 워’(the War)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기념해 2014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운드라마’(soundrama)란 신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소리에 집중한다. 방아쇠 당기는 소리, 비명, 버석거림, 절규 등 효과음이 주인공이다. 전쟁을 치르며 겪는 인간군상의 초조함과 긴박함을 다양한 소리의 하모니를 통해 극대화시키고 있다. 연출가 블라디미르 판코프(41)는 이 작품으로 러시아 연극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14일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서커스극 ‘양들의 회전목마’도 흥미롭다. 피아노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 회전무대를 돌다가 90도로 올라선다. 그래도 피아니스트는 계속 심드렁하게 연주한다. 피아노랑 묶여 있기 때문이다. 아찔한 모습인데 음악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벨기에 작품으로 시각과 청각을 두루 만족시킬 작품이다.

축제는 13일부터 열흘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다. 6개국 80여 개 작품이 130여 회 공연한다. 예술불꽃 화랑의 ‘화희낙락’ 등 야외 프로그램도 있다. 031-828-5841.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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