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도 수십억 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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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시티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 회사 대표 윤창렬(尹彰烈.구속)씨의 정치권 로비 과정에 깊이 개입한 자금관리인 강모씨를 11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尹씨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에도 거액의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강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파장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굿모닝시티 전직 임원 모씨는 이날 본지 기자에게 "尹씨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한나라당 측에 수십억원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해 주목된다.

그는 또 "尹씨가 지난해 6월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강씨를 통해 한나라당 인사 S씨 측에 억대의 현금이 든 사과박스를 수차례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측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尹씨 측의 자금을 받은 일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으며, S씨 측도 "尹씨를 전혀 알지 못하며 일부 굿모닝시티 직원들이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尹씨가 강씨를 통해 현 정권의 핵심 실세에게도 지난해 6월과 12월에 수십억원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건은 대선자금 시비로 비화할 조짐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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