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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색이 예술이네-디뮤지엄 컬러 유어 라이프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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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YOUR LIFE - 색, 다른 공간 이야기
대림미술관, 8월 21일까지

로즈쿼츠(Rose Quartz)와 세렌니티(Serenity)의 그러데이션 조합. 세계적 색채기업 ‘팬톤(Pantone)’이 정한 올해의 컬러로, 두 색깔을 짝지은 건 처음이다. 성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싶었다는 이유다. 이처럼 색채는 시대와 감성을 반영한다. 색이 우리 삶과 사물에 스며든 면면을 다채로운 스타일로 연출해 본 색다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상의 색이 여러 재료와 만나 다른 질감을 선사하고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발전해 공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전시관 층계를 올라가며 파노라마처럼 느낄 수 있다.

내 삶에서 컬러를 발견하라

세계 곳곳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풍경을 팬톤 색과 대조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빅토르 와그너의 작품.

세계 곳곳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풍경을 팬톤 색과 대조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빅토르 와그너의 작품.

팬톤이 넘버링한 각각의 색지를 우리네 일상의 사물과 동일한 톤으로 매치해 사진을 찍는 작가들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고(빅토르 와그너), 암스테르담의 풍경으로 찾아 나서는가 하면(후안 까레라스),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발견하기도(막심 닐로브) 한다. 스페인의 안젤리카 디스는 피부색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 주며 인종을 몇몇 특정 색으로 단순히 분류할 수 없음을 실증하고 있다.

컬러는 그 재질에 따라서도 미묘하게 변화한다. 투명한 유리에 표현됐는가, 어떤 가죽에 염색되었는가, 천과 금속의 상태 등에 따라 무한하게 달라짐을 오브제로 구성해 놨다. 원색의 유리그릇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이딸라나 스페인의 신발 브랜드 캠퍼 등이 후원한 작품들답게 컬러풀한 기성 제품이 그대로 재료로 쓰였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코스의 옷걸이를 디자인한 조규형의 보색 대비가 뛰어난 철제 작품도 눈에 띈다.

색을 디자인의 중심에 끌어들이다

가운데 빨간 하트 모양의 의자가 이스라엘 출생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인 론 아라드의 작품이다. 처음 보면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한다.

가운데 빨간 하트 모양의 의자가 이스라엘 출생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인 론 아라드의 작품이다. 처음 보면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한다.

3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요즘 핫하다는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한 부스씩 차지하고 솜씨를 뽐내고 있다. 색을 디자인에서 최대한 배제하는 젠 스타일이 아니라 색을 디자인의 원천으로 삼아 아티스트의 독창성을 맘껏 드러냈다. 광물이나 달 표면에서 영감을 받은 베단 로라 우드의 테이블은 그 무늬와 색조가 통통 튄다. 리트머스 종이가 잉크를 빨아올리듯 목재가 물감을 빨아 들여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색감이 물들게 한 프레드릭 폴슨의 가구들은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 낸 판박이 가구가 아니어서 좋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의자들이다. 3층과 4층이 뚫려 천장까지 닿은 의자들의 디스플레이는 컨템포러리 장식미술의 대가들이 맨 꼭대기 왕좌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것 같다. 소녀들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처럼 저마다 번호들을 달고. 언뜻 눈에 익은 디자인도 속속 발견된다. 거미 모양의 레몬즙 짜개로 유명한 슈퍼 디자이너(모든 분야를 다루는) 필립 스탁의 세계 최초 투명 의자나 찰스&레이 임즈 부부의 코끼리 의자는 잡지에서 봤든가 카피본을 집에 들였든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임즈 부부는 값싼 성형 합판으로 가벼운 지갑의 대중을 위해 가벼운 의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론 아라드의 붉은 하트 의자와 베르너 팬톤(Panton)의 붉은 의자 앞에서 도슨트의 설명이 부쩍 길어진다. 대량 생산을 거부하고 모양과 색감이 독특한 의자를 만들었다는 아라드와 사출 성형 기법으로 붕어빵 찍어내듯이 의자를 제조한 팬톤의 작업이 대조적이다. 세계 첫 일체형이자 세계 첫 플라스틱 의자라는 팬톤의 작품은 S라인의 곡선미가 강렬한 레드와 만나 가장 섹시한 의자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색채는 인테리어의 완성

COLOR PAINTS SPACE__

4층 전시장에 마련된 COLOR PAINTS SPACE의 전시물.

4층 전시장에 마련된 COLOR PAINTS SPACE의 전시물.

우리는 전통적으로 집 내부 벽에는 종이를 발라 왔지만 서구에서는 벽지보다는 그냥 페인트를 칠하는 경우가 많다. 근래 국내에서도 다양한 색감의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했는데 이케아 풍의 컬러풀한 가구와 어우러져 색채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세계적인 친환경 페인트 브랜드인 듀럭스가 이번 전시회 협업을 통해 올해 컬러 트렌드를 선보이고 있다. 벽과 가구, 실내장식품들을 캔버스 삼아 화사한 봄을 연상케 하는 파스텔화를 연출해 놨다. ‘저게 내 방이었으면’ 하는 마음인지 관람객들의 셔터 동작이 연신 끊이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상업 브랜드의 예술 마케팅, 레디메이드 제품을 예술에 활용하는 장르, 가구나 공예 같은 예술적인 실용 상품 등 여러 방식으로 예술과 상업이 콜라보돼 있다. 갤러리를 나오면서 기념품을 사려는 북적이는 인파가 사실 그 정점이다. 팬톤의 컬러가 새겨진 머그컵 하나로 내 방에 예술을 끌어 들이려는 작은 실천은 우리 마음 속 억압된 색조 감각을 깨울 수 있을까. 한국인의 차는 하양, 검정, 회색뿐이란 말처럼 색을 과감히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는 문화 속에서 컬러가 치유 도구이자 침체된 경제의 활력소가 될까.

COLOR YOUR LIFE - 색, 다른 공간 이야기

장소

대림미술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21)

기간

8월 21일까지(월요일 휴무)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목·토 8시까지, 30분 전 입장 마감)

관람료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3세 이상 아동 2000원

문의


[TONG 독자를 대림미술관으로 초대합니다]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의 마스터피스 가구부터 색을 활용한 독창적인 디자인까지, 대림미술관의 ‘컬러 유어 라이프’전으로 초대합니다.
TONG 페이스북(https://www.fb.com/teenongeneration)의 이벤트 안내 글에 댓글로 신청하세요. 6월 12일까지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1인당 2매씩 보내드립니다. 이벤트 신청 기간은 5월8일~12일.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사진제공=대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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