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당 최고수위 추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6일 오전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1980년 6차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김정은, 36년 만의 당대회 개회사 “수소탄·광명성…무궁무진한 배짱 보여줬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날 밤 조선중앙TV가 녹화로 중계한 개회사에서 “올해 수소탄 시험과 지구 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 대성공을 이룩해 주체 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으로 국방과학에서 연이어 국가 존엄과 사변적 기적을 창출했다”며 “무궁무진한 배짱을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 줬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또 “당대회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 주의 당으로서 새로운 역사적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온 나라 천만 군민이 당이 제시한 70일 전투 목표를 수행하는 혁혁한 전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날 짙은 회색 줄무늬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김정은 양 옆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자리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밤 김정은의 개회사, 당대회 집행부 추대, 의제 소개 등의 순서로 편집한 영상을 약 30분간 내보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의 개회사가 끝난 뒤 이번 당대회 의제와 관련해 노동당 조직과 인선 문제 외에 당 규약 개정을 언급했다. 특히 “김정은 동지를 우리 당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실 데 대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김정은의 당 총비서 추대 또는 그에 상응하는 최고 지위를 부여할 것임을 예고했다.

조선중앙TV는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과 보고를 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방대한 분량의 연설을 TV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7일자 노동신문 등을 통해 전문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평양에 초청받은 외신기자 100여 명도 행사장 외부 촬영만 허용됐을 뿐 대회장인 4·25문화회관 내 출입이 통제됐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전 “영원한 김일성·김정일 동지의 당, 김정은 동지의 당이여”라는 문구가 들어간 조선작가동맹 시문학분과위원회가 지은 ‘위대한 승리의 봄이여!’라는 제목의 서사시를 소개했다.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만여 자 분량의 ‘보도’를 통해 “자주의 핵강국(1월 6일 4차 핵실험), 우주강국(2월 7일 장거리 로켓 발사)의 존엄과 위용을 만방에 떨친 데 이어 역사적인 70일 전투에서 영예로운 대승리를 이룩함으로써 당대회를 대정치축전으로 빛낼 수 있게 됐다”고 선전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형구·서재준 기자 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