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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집 자녀에 "한탕주의"만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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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류층이나 부유층 자녀들의 범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제까지 빈곤, 결손가정자녀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청소년범죄의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부유층집안의 「문제아」들이 잇달아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들은 생계비 아닌 유흥비를 노려 「한탕주의」로 범행하기 때문에 범행수법이 흉악하고 대담하며 쉽게 뉘우치지 않고 수치심도 느끼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범죄현상이라며 부유층 집안 자제일수록 좌절에 빠지기 쉬워 범죄 유혹에 이끌릴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주사슴목장 인질강도사건범인들도 그 한 사례. 범인3명은 모두 경기도 가평군의 유지를 아버지로 둔 집안의 아들들로 주범 정선훈(29)의 아버지는 금융기관조합장을 지냈고 현재 모정당 모지역간부로 있는 지방유지.
또 공범인 박주현의 아버지도 또 다른 모정당의 모지역 연락소장이며 박창규의 아버지도 모 정당 지부장을 지내는 등 모두 넉넉한 집안출신이다.
이들은 2개월 전부터 가출, 떠돌이 생활을 하다 「한탕해서 떼돈을 번다」는데 뜻이 모아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넉넉한 집안에서 운전을 할 줄 아는 이들은 승용차 2대를 이용했고 어린이등 4명을 차의 트렁크에 넣어 납치하는 등 사람을 짐짝 취급하는「몰인간성」을 나타냈다.
◇범죄사례 ▲지난달14일 훔친 승용차에 여자친구와 함께 타고 다니며 교통사고를 냈던 김모군(18·재수생)은 현직 판사(차관급)의 아들.
김군은 3월22일 밤 서울서초동삼우아파트앞에서 공범2명이 훔친 로열XQ승용차를 여자친구와 함께 타고 워커힐 나이트클럽등을 돌아다니다 교통사고를 낸 후 차를 버리고 다른 차를 또 훔치려다 붙잡혔다.
▲지난18일 낮 전화로 친구부모를 불러낸 뒤 빈집을 턴 K상고 2년정모군(18)등 고교동급생 4명중 3명의 집은 모두 싯가 1억원이 넘는 호화주택이었다.
범인 중 1명의 아버지는 봉제공장 사장이었고 2명의 아버지는 모두 전직 고급 공무원이었던 것.
이들은 한결같이 디스코클럽등을 출입하기 위한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지난 2월21일하오 서울창천동에서 행인 송애순씨(24·세브란스병원간호원)의 5만4천원이 든 핸드백을 날치기 하다 잡힌 김모군(18·K고3년)은 손꼽히는 회사의 사장 아들.
김군은 친구 2명과 함께 가출, 신촌역부근 여관을 전전하다 유흥비가 떨어져 범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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