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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억년 행성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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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인류가 우주 관측에서 발견한 별 중 가장 오래된 1백30억년 전 행성이 나타났다.

스타인 시거드슨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10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관측된 행성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가스 덩어리의 행성을 허블 망원경을 통해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행성은 전갈 자리의 M4 성단(星團)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에서 7천2백광년 떨어져 있다. 크기는 목성의 두배 정도다.

이번에 발견된 행성의 나이가 1백30억년으로 관측됨에 따라 행성은 우주가 생기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만들어졌다는 행성 이론은 큰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특히 행성 생성의 연대가 올라감에 따라 우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도 더 커졌다고 천문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1백30억년은 우주의 기원인 '빅뱅(Big Bang.대폭발) ' 이후 10억년 정도만 지난 시점이다. 빅뱅 이론은 우주가 온도와 밀도가 무한대인 '특이점' 상태에서 대폭발로 시작됐다는 가설이다.

지금까지 천문학계는 행성은 철.규소 같은 무거운 금속성 물질이 응집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우주 생성 초기에는 행성이 나타나기 어렵다고 간주해 왔다.

행성 구성 물질들은 대체로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恒星)들 내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만들어지고 이들 항성이 소멸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축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거드슨 교수는 "이번 발견은 우주 생성 초기에 적은 금속성 물질만으로도 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우주에는 지금까지의 예상과 달리 훨씬 더 많은 행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행성의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주 어디선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됨을 의미한다"며 이번 연구는 생명체의 존재 확률까지 확대시켰다고 해석했다.

카네기 재단의 천문학자인 앨런 보스 박사도 "최고(最古) 행성의 발견은 1백30억년 전 우주 어디선가에서 생명체가 생겨나고 소멸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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