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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KD램 양산체제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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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삼성반도체>
한국이 세계최첨단반도체인 VLSI(Very Large Scale Integrated Circuit·초대규모집적회로)256KD램의 양산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삼성반도체통신(사장 강진구)은 21일 경기도용인군소재 기흥공장에서 금진호상공·이자헌체신·김성진과기처장관및 이병철삼성회장을 비롯하여 국내외이사및 임직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최신의 6인치 웨이퍼처리설비를 갖추고 256KD램 양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번에 준공된 256KD램공장은 작년5월 준공된 64KD램공장에 이은 제2공장으로 작년8월에 착공, 총1천7백50억원을 들인 지상3층·지하1층, 연건평 1만3천5백평 규모인데 특히 세계 최신의 6인치 웨이퍼를 월2만개 처리할수있는 능력을 갖추고있다.
6인치 웨이퍼 가공설비는 현재 미국의 인텔사와 일본의 NEC사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소구경웨이퍼의 가공실비에 비해 기술적으로 더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에 기술수준이 높아야 원활하게 가동할수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6인치 웨이퍼는 면적이 기존의 5인치 웨이퍼보다 1.5배, 4인치 웨이퍼보다는 2.3배가 넓어 생산효율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통신은 『이 공장의 준공을 계기로 지난해 10월 자체개발에 성공한 256KD램을 경쟁력있게 생산할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고 특히 최근 반도체경기가 침체되어 국제경쟁력이 절실히 요망되는 때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6인치 웨이퍼 처리설비를 갖춤으로써 치열한 반도체 국제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256KD램은 64KD램4개를 하나의 칩에 집적시켜 놓은것으로 64KD램이 알파베트 8천자를 기억시키거나 기억을 재생하여 쓸수 있는데 비해 256KD램은 3만2천자를 1개 칩에 넣어 같은 용도로 쓸수있어 고성능컴퓨터·항공기등 첨단사업의 핵심부품이다.
이번 준공된 공장에서 256KD램, 64KS램, 64K EEP롬등 1.5미크론급 초미세가공기술을 요하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기존 제1공장에서는 VLSI 제1세대 제품인 64KD램을 비릇해 16KS램, 16KEEP롬등 기억소자를, 5인치 웨이퍼 처리시설을 갖춘 부천공장에서는 마이컴, 게이트어레이, 민생용 IC등 1천여종이 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키로되어 이 삼성반도체통신은 올해 3억달러 수출에 이어 86년에는 5억달러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있다는 것이다.
삼성반도체통신은 90년초까지 총1조원이상을 투자, 세계10대 종합반도체회사로 부상하기위해 자체연구소에 1메거비트나 4메거비트등 다음단계제품개발을위한 시작라인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해설>
반도체산업은 성장산업인 동시에 계속성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세계적으로 반도체수요는 매년 늘고있으며 한번 만들기 시작하면 반도체는 계속 더욱 초대형집적회로를 개발해야 경제적이고 의의가 있는것이다.
최근 일부 반도체의 경기가 약간 주춤한 상태인데도 삼성반도체통신이 세계 최첨단 반도체인 256KD램의 양산공장을 준공한 것은 이런의미에서 의의가 크다.
삼성반도체는 이미 지난해 VLSI (초대규모 집적회로)의 제1세대라고 불리는 64KD램을 미국·일본에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생산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그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감소 현상이 일어난데다 공급과잉 상태까지있는판국에 대규모 반도체생산시설을 갖고있는 일본과 미국 업체들의 시장확보를 위한 투매까지 겹쳐 지난해여름 개당 3∼4달러에 거래되던 64KD램의 값이 1∼2달러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업체들은 64KD램의 개발비를 이미 회수, 특히 한국업계의 신규시장진출을 의식해 1달러70센트의 생산원가보다 낮은 개당 70∼80센트의 싼값으로 투매를 하고있을 정도다.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 64KD램이 고난을 당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256KD램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다르다.
64KD램은 일본이 단물을 거의 빼먹고나서 우리가 양산하게 되었다면 256KD램은 이제 일본과 함께 성수기를 나눠가질수 있는것이다.
256KD램의 양산공장준공을 한국의 반도체공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256KD램도 세계시장에서 일본제품이 판을 치는것은 64KD램과 다를바없다. 일본은 현재 세계반도체시장의 90%를 석권하고 있으며 256KD램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다음 단계의 1메거비트 양산까지 적어도 3년이상 걸려 256KD램의 수요는 그때까지 꾸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특히 256KD램은 반도체 제품중에서도 가장 수요가 많고 성장속도가 빠른 제품이다. 256KD램은 컴퓨터, 통신및 사무자동기기, 항공기, 방위산업등에 필요한 핵심부품으로 널리 쓰인다.
전문기관 예측에 따르면 256KD램의 세계시장 규모는 85년 24억달러, 86년 37억달러, 88년에는 70억달러로 연평균 42%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256KD램의 크기는 새끼손가락 손톱의 4분의 1정도이지만 그위에 60만개의 전자소자가 들어있다. 크기는 같아도 용량은 64KD램 4개를 합쳐놓은 것이다. 반도체는 64K나 256K나 개당 제작단가가 비슷하기때문에 얼마나 많은 소자를 집적시키느냐가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64K의 값이 폭락한 이때 256K를 생산하게 됐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을게 아니고 채산성을 높이려면 금방 다시 256K의 4배인 1메거비트쪽으로 가야한다.
최근의 추세는 1∼2년에 집적도는 2배로 높아지므로 256KD램으로부터 2∼3년이내에 1메거비트를 출하해야하며, 다시 2∼3년내에 4메거비트를 개발 생산해야만한다는 얘기가 된다.
비록 64KD램이 가격폭락으로 그 자체로는 큰 재미를 보지못했다하더라도 다음 단계의 반도체를 만들수있는기술확보라는 점에서, 그리고 단순한 민생용반도체가 아닌 첨단기술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수준을 과시하는점에서도 필수불가결의 과정이었던 셈이며 그로 인해 256KD램양산이 실현될수있었던 것이다.
반도체는 자체기술축적이없으면 끝내 선진국첨단기술의 식민지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돼있다. 기술진전이 빠르고 라이프 사이클이 짧기때문이다. 우리도 신제품을 계속 개발해야 되는것이다.
그러러면 기술개발및 시설투자를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업계힘만으로는 무거운짐이 아닐수없다.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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