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코스타리카」는 스페인어로 「풍부한 해안」이란 뜻이다.
「콜룸부스」가 이곳을 항해했을 때 금은장신구로 치장한 원주민 인디오를 발견하고 이곳을 「코스타 데오로」 (황금의 해안)로 명명한데 연유한다. 「콜룸부스」는 그곳을 황금이 많이 난다는 인도의 한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인도에 이르는 길은 찾지 못하고 항해는 실패로 끝났다. 실제 이곳에선 황금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항해는 결과적으로 황금 이상의 이익을 스페인에 가져다 주었다.
코스타리카 자체도 라틴 아메리카의 모범국다운 풍요하고 살기좋은 나라로 성장했다.
이 나라를 「중미의 스위스」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다. 다른 중미국가와는 달리 인디오혼혈이 적고 스페인계 백인이 많은데서 유래한다.
국민의 생활은 결코 풍부하다고는 할수 없지만 질박 견실해서 가난한사람의 모습을 거리에서 보기 어렵다.
그들은 산지를 이용한 목축으로 스위스풍의 전원을 가꿔 왔다.
그러나 이 나라엔 스위스풍의 만년설을 인 높은 산은 없다. 이라스화산과 치리포산을 제외하면 국토가 거의 1천m대의 산과 분지로 이어진다. 1년중 기온이 16도 이하로 떨어지는 때도 없다.
그 좋은 기후로 해서 이 나라는 「아메리카대륙의 정원」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스위스를 생각케 하는 것은 다른 측면이다.
83년 이 나라는 영세비무장중립정책을 선언했다. 중미의 거의 모든나라들이 분쟁에 휘말려 있는데도 군대없이 민주주의를 향유한다는게 신기하다.
스페인의 식민지로부터 1838년 독립하고 민주공화정을 지켜왔으나 1917년의 쿠데타에 이어 48년엔 선거부정으로 발단한 내란으로 2천여명의 인명피해도 겪었다.
당시 반군을 이끌고 승리한 「호세·피게레스」가 민선대통령 「울라테」를 옹립해 공명선거를 확립하고 군대를 해산한후 상비군제가 없어졌다.
더 중요한건 「피게레스」가 「울라테」의 후임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연임금지조항을 만들어 놓고 퇴진, 국민의 영웅이된 사실이다.
그런 전통이 야당지도자 「몽헤」로 하여금 60%의 지지로 82년대통령에 당선할 수 있게 했다. 「몽헤」대통령이 랭군 테러를 규탄하며 북괴와 외교단절을 선언했던것도 이 나라의 불굴의 중립평화의지를 엿보게 한다. 그를 우리국민들이 진정으로 환영하는 뜻도 그런 신뢰감의 발로라 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