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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나경원, 원내대표 출마 선언 "민주정당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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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4선, 이하 20대 기준, 서울 동작을)이 원내대표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나 의원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이날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정책위의장 후보인 김재경 의원(4선, 경남 진주을)과 함께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의 출마선언이 있기 직전, 원내대표 출마를 먼저 선언했던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구동구)은 “조금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등록을 마쳤다”며 “나경원ㆍ정진석 의원님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누리당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후보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러닝메이트 격으로 함께 출마해 소속 국회의원들의 직선으로 원내대표를 뽑는다. 이번엔 5월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투표권을 갖는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나경원-김재경 출마선언문

안녕하십니까, 나경원입니다. 저는 오늘 엄중한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흔들리는 경제와 불안정한 안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민생경제로 국민들의 한숨은 나날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장래를 짊어진 청년세대는 스스로를 n포세대라 부르며 절망의 골짜기에 빠져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의 민심은 어느 때보다 매섭고 무거웠습니다. 국민여러분의 눈에 우리 당의 모습은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오만한 집단으로 비춰졌고, 등 돌린 민심은 우리 당이 과반의석은 커녕 여당임에도 제1당이 되지 못하는 뼈아픈 결과를 안겨주었습니다. 심지어 총선 참패 이후에도 이어진 네 탓 공방과 편 가르기는 진정한 보수 정치의 실현을 염원하는 새누리당 지지자와 일반 국민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이러한 대립과 반목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이 이렇게까지 엄한 질책을 받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이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방관 하는 것은 저 나경원을 4선 국회의원으로 키워준 당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당의 총선 참패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입니다. 변화를 상징하는 원내지도부 선출을 통해 우리 당이 진정으로 쇄신과 개혁의 길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국민 여러분에게 분명히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총선 결과의 핵심은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참패입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의 안타까운 결과를 되돌려 정권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당의 변화와 쇄신 역시 수도권 민심, 수도권의 눈높이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지역 유일의 4선 의원으로서 민심을 되돌아오게 할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계파갈등이 극렬히 표출된 것입니다. 저 나경원은 정치에 입문한 이래 단기적 이익에 이끌린 계파 정치가 아니라, 오로지 국민과 대한민국의 장래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습니다. 계파에 기대지 않은 정치인 나경원이 계파통합과 당의 혁신적이고 화학적인 통합을 이루어내겠습니다. 우리 보수정당에서 여성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 자체가 큰 변화와 개혁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립과 반목을 넘어선
당내와 여야간 협화의 정치를 통해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덧셈의 정치만이 새누리당과 국회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첫째, 민주정당의 기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의 주인은 오랜 전통 속에서 지금의 당을 만들어준 국민과 당원들 입니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을 외면한 채 일부 소수에 의해 당이 끌려다니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실망했습니다. 이제 진정 국민과 당원이 주인인 정당으로 바꾸겠습니다. 당내 민주주의 또한 확고히 확립되어야 합니다. 권위적 원내대표에서 탈피하여 당내 민주주의부터 꽃피우겠습니다.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모아지도록 함으로써, 박수치는 의원총회가 아니라 결정하는 실질적 의원총회를 만들겠습니다.

둘째, 헌법기관으로서 의원 개개인의 자율성 및 책임성을 최대한 존중하겠습니다. 원내지도부 주도로 많은 법안들이 여야간 거래하듯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의원 개개인의 입법권이 무시되고 여야간의 갈등이 증폭되는 폐해를 적지 않게 목격해왔습니다. 이제 2+2, 3+3같은 원내지도부간 회의나 당론 결정은 최소화하는 한편, 가급적 모든 의안이 상임위에서 논의되도록 하여 상임위 중심주의를 확실히 실현하겠습니다. 원내지도부가 아닌 원내지원단으로써 의원님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국정 구석구석에 반영될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습니다. 의사일정이 빈번히 어그러지는 일이 없도록 요일별 운영체제 구축 등 ‘캘린더 국회’ 제도화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셋째, 청와대 ⋅ 정부와는 쌍방향 소통 상시화로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방적 당청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당과 청은 마치 수레 두 바퀴와 같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고 신뢰있는 소통에 대한 우려들이 많았습니다. ‘당정은 원활한 국정을 위하여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한다’고 되어 있는 우리 당헌 제8조를 실천해내겠습니다. 소통의 방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상시 소통을 통하여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도 민심은 가감 없이 전달하는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넷째, 新 3당 체제를 맞이하여 통 큰 덧셈정치를 실천하겠습니다. 87년 체제 이후 세 번째의 ‘3당 체제’ 탄생으로 우리의 정치 서식 문화는 큰 변화를 맞이하였습니다. 국민이 만들어준 3당 체제는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더 긴밀히 대화하고 열심히 타협함으로써 정치를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제 통 큰 덧셈정치로 효율적, 생산적 국회를 만들어 민생을 진심으로 챙기고,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알파고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도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 새누리당이 지켜야할 가치와 원칙은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지금 새누리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였습니다. 처절한 반성과 치열한 쇄신 없이는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총선에서 이렇게 패배해놓고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전당대회 준비만을 하는 비대위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비대위에서 총선패배에 대한 철저한 진단을 한 후,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에 대한, 정치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2창당을 이끌 소신 있는 비대위원장이 필요합니다. 풍부한 경륜, 덕망, 도덕적 권위를 갖춘 외부인사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모셔오겠습니다.

우리 모두 야당이 된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희생, 혁신, 무계파, 국민 눈높이, 정책 강화, 소통을 키워드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천막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비바람이 들이치는 컨테이너 속에서 정권재창출을 다짐했던 그 때의 심정으로 당의 체질을 바꾸고,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목소리를 겸허히 들어서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2017년 정권재창출을 하는 길이며,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는 길입니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헌법 제46조 2항>에 명시되어 있는 국회의원의 책무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 의원님들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의원님 개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당과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의원님 여러분과 함께 당과 국회의 진정한 변화를 만들겠습니다.

함께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5.1.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나 경 원

◇이하 유기준-이명수 후보등록 발표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선후배 동료의원과 당선인 여러분!
조금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등록을 마친 유기준 의원입니다.
먼저 존경하는 나경원 의원님과 정진석 의원님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누리당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나경원 의원님은 저의 대학 후배로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해 한나라당 대변인, 17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서울시장 새누리당 후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친 훌륭한 분이십니다.

정진석 의원님은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해 자민련 대변인,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국회 규제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거친 훌륭한 분이십니다. 훌륭한 두 분을 모시고 원내대표 경선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원내대표 추대만이 오직 당을 위한 길이고, 경선을 하는 것은 계파 갈등이나 싸움으로 비쳐져 안타깝습니다. 민주주의 절차에서 선거는 갈등이나 싸움이 아닙니다. 전원 합의가 되기 어려운 상황에 다수의 사람이 좀 더 나은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분에게 투표함으로써 선거를 통해 사회가 발전하는 것입니다. 또한 원내대표 출마를 계파 갈등으로 보는 것이야 말로 다시 당을 계파정치로 몰고 가는 구태인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께서는 인물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셨습니다.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도 경력 쌓기나 계파간 나눠먹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20대 국회 시작은 여소야대의 엄중한 국회 상황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며 이끌어가야 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누가 야당과 협상을 잘 할 수 있는지, 누가 정부와 정책을 잘 조율할 수 있는지를 보고 인물로 판단해야 합니다. 벌써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DJP연합을 예로 들며 연정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야당은 벌써부터 대선을 위한 연립정부에 골몰하며 정치공학적 계산에 여념이 없습니다.

우리 새누리당은 이 같은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서는 안됩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합니다. 민생안정과 공약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박근혜 정부의 임기동안 정책실현에 한마음 한뜻으로 임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이 회복되고 대선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선배 동료의원과 당선인 여러분! 저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새누리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아닌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위한 성장통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계파에 따라 당의 리더를 선출했다면 이제는 달라진 환경에서 당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주십시오. 계파를 없애는 것은 의원 개개인이 독립적이고 자율적 판단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선명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계파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당을 만들겠습니다. 야당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상생과 협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출마 선언 이후 저와 이명수 의원은 의원님과 당선자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누리당이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되고 계파 청산을 통해 하나가 돼야 하고 각고의 변화와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저 유기준과 이명수를 면밀히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과연 누가 흠이 없고 사심없이 국민과 당을 위할 인물인지 숙고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저의 진심이 여러분께 전달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5월1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유 기 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후보 이 명 수

현일훈·김경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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