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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된 존 댈리 "난 영원히 철들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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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댈리 [사진 골프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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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원히 철들지 못할 것이다.”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가 최근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돼서도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하다. 28일 만 50세 생일을 맞은 댈리는 "25세 때의 나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25세는 댈리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나이다. 신인이었던 댈리는 대기 선수로 대회에 출전해 드라이브샷을 평균 303야드나 때려내면서 우승한 뒤 벼락스타가 됐다.

그러나 이후 그는 각종 기행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1993년 카파올라 인터내셔널에서는 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가버렸다. 온갖 사건사고로 6번이나 출장 정지를 당했다. 갤러리를 향해 클럽을 집어 던지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갤러리의 카메라를 빼앗아 박살내버리기도 했다.

그동안 댈리가 낸 벌금 만도 10만달러(약 1억1300만원)를 넘는다. 댈리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 2라운드 7번 홀(파3)에선 티샷을 세 번이나 코스 옆 바다에 빠뜨린 뒤 아이언을 바다에 내던져 버렸다.

코스 밖에서는 난봉꾼이나 다릉없었다. 가정 폭력으로 4번이나 이혼을 했고, 알려진 것만도 아홉 명의 여자와 동거를 했다. 약물·알콜·도박에 중독돼 골프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댈리는 2006년 펴낸 자서전 『러프를 오간 내 인생』에서 “도박으로만 5500만달러(약626억원) 이상을 탕진해 파산 직전까지 갔다. 몇 차례나 자동차를 몰고 절벽을 향해 돌진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PGA투어 통산 5승을 거뒀지만 2006년 시즌을 끝으로 투어 카드를 잃은 댈리는 방탕한 생활을 끝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기도 했다. 2008년 149kg까지 불어났던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위 밴드 수술을 받고 78kg의 날렵한 몸매로 변신했다. “술과 약물·도박을 끊고 코스 안에서 새 삶을 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댈리는 여전히 술과 도박을 완전히 끊지 못했다. 댈리는 “가장 바보 같은 짓은 술을 끊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절제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지난 3주간 맥주를 15잔 정도 마셨을 뿐이다. 아직도 카지노에 가지만 이제는 한 판에 25달러 이상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악동 댈리도 아버지가 된 뒤엔 자신의 철없던 행동을 반성하곤 한다. 댈리의 아들 존 2세(12)는 올랜도에 있는 코어 골프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하고 있다. 댈리는 “아들이 나처럼 클럽을 집어 던지는 것을 좋아한다. ‘아빠처럼 하지마. 그건 좋지 않은 거야’라고 말해주면 웃는다”고 말했다.

댈리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경기하는 이벤트 대회인) 파더-산 챌린지(12월)’대회 출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시드를 잃은 뒤 초청 선수로 미국과 유럽 투어를 전전했던 댈리는 다음주 PGA 챔피언스 투어 인스퍼러티 인비테이셔에서 시니어 데뷔전을 치른다.

한편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댈리가 매일 침대 시트를 세탁할 정도로 결벽증이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또 댈리가 미장원이나 이발소에 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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