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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지원 "대통령이 요청 땐 새누리 국회의장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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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박지원 의원(왼쪽)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는 가장 생산적이고 일하고 새로운 것을 생산해내는 그런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의원실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었다. [사진 조문규 기자]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27일 합의추대됐다. 2010년 민주당(18대 국회), 2012년 민주통합당(19대) 원내대표를 지낸 뒤 20대 국회에서 세 번째로 원내대표를 맡게 됐다. 박지원 의원 스스로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자기가 정계은퇴 말한 것
손학규한테 언행일치 배워야
원내대표 세 번, 기네스북 오를 일

박 의원은 이날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국민의당 당선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추대된 뒤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박 의원은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솔직하게 지난 3년 국정 실패를 인정하고 남은 임기 2년의 성공을 위해 국회의장을 우리에게 협력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은 총선에 나타난 민의에 따라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뭐가 바람직하냐가 더 중요하다”면서다. 이어 그는 국회의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망한다. IMF(외환위기) 때 우리가 보았지 않았느냐”는 말도 했다.

또 박 의원은 “두 차례 원내대표를 하면서 싸울 때 싸우고, 협상할 때 협상하고, 줄 때 주고 받을 건 받았다”며 “20대 국회는 3당인 국민의당이 선도정당으로 역할을 해서 생산적 국회, 민생국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5월 중 개원협상을 마치고, 6월 임시국회부터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저런 정치를 하겠구나, 안철수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국정운영을 하겠구나 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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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추대된 박지원 의원(왼쪽)과 김성식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당선자 워크숍이 열린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장을 놓고 새누리·더민주가 싸우면 개원이 늦어지지 않겠나.
"국회의장은 민의에 따라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냐는 게 더 중요하다. 개원협상과정에서 대통령이 솔직하게 지난 3년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도움을 구하면, 나머지 2년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국회의장도 우리에게 협력해달라'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협의를 하겠다.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살고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걸 IMF(외환위기)때 경험해봤지 않느냐."
박 대통령이 기업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양적완화’(돈 풀기)를 언급했는데.
“재정이든, 공적자금이든, 양적완화를 하든 국민 동의가 있어야 하고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탁자를 탁탁 치며) 그러려면 먼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책상만 칠게 아니라 솔직하게 경제정책 실패를 시인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IMF 관리체제 때인 김대중 정부 시절 30대 재벌기업 중 15개가 문닫은 경험을 했다. 모든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하더니 지금 (양적완화를 하면) 어떻게 국민이 이해하고 노조가 이해하겠나.”
당 몫으로 어떤 상임위원장을 요구할 건가.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랑 상임위 구성 문제로 두 달 이상을 싸웠다. 욕을 먹으면서도 젖과 꿀이 흐르는 국토해양위와 보건복지위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리적으로 합의를 할 생각이다. 고집하지 않겠다.”
20대 국회를 어떻게 운영할 건가.
“당리당략이나 안철수 대표의 대권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오직 국민만 보고 하겠다. 국민의당을 위한 당리당략적 목표로 가거나 안철수 대표의 대권가도에 맞춰서 간다면 19대 국회와 똑같아진다. 대신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더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자기가 정계 은퇴한다, 대권후보 안 나온다고 하지 않았느냐. 자기가 말한 것을 언행일치할 때 국민이 다시 찾을 수 있다. 손학규(전 대표)한테서 배우라는 거다.”

이날 박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는 김성식(재선·서울 관악갑) 당선자가 추대됐다. 김 당선자는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은 ‘정책통’이다. 김 당선자는 “단순히 캐스팅보트를 넘어 정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임기는 5월 30일부터다.

글=정효식·안효성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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