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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외계인과의 교신으로 우주의 신비를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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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무한한 우주공간에 지능을 가진 존재는 오직 인간뿐인가.
사람은 과연 신이 창조한 유일의 지능존재인가.
이같은 수수께끼는 인간의 본질규명과 함께 우주생성 및 진화의 비밀을 푸는 실마리로 여겨지고 있다.
외계인이 있다면 지구인은 우선 외롭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수 있고 그 존재가 우호적일 경우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생명은 어떻게 태동됐는가 하는 기본과제로부터 인류가 당면한 식량·에너지·환경 등의 제반 현안문제에도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티」 (E·T=Extra Terrestrial), 즉 외계인의 지구방문설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또 이런 주장들이 실제이든 만들어진 것이든 간에 대부분은 외계인들이 지능면에서 인간보다 앞선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현싯점에서 과학자들이 ET의 존재여부를 알아내려는 이유는 일단 이들의 존재를 발견하면 단시간내에 인류의 지적수준이 수백∼수천년의 분량만큼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인류는 수천년간의 문명을 갖고 있지만 물질의 기본단위가 원자라든가 통신수단으로서의 전파의 존재를 알아낸 것은 아직 1백년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오즈마 10개년계획 미서 60년대초시작>
이처럼 장구한 세월이 흘러야 알 수있는 세상의 이치를 외계인을 통해 단번에 알아내자는 것이 외계인 탐색의 첫번 목표다.
그 이유는 외계인이 우주에서 어떤 신호를 보내 수신이 되었다면 그것이 전파인 경우 지구의 시간으로 수백∼수천년전에 발사된 것이어야 하므로 외계인은 인간보다 그만큼 앞섰다고 볼 수 있고 또 전파이외의 통신수단을 썼다고 한다면 외계인은 인간보다 앞선 통신수단을 가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들에게서 배우면 수백년 이상의 연구기간을 단축 시킬 수 있다고 보는 때문이다.
국제천문학연맹(IAU)은 우주에서의 생명체존재 가능성을 가진 지구와 흡사한 천체의 갯수를 산출해 본 일이 있다. 그 결과 생명체를 갖는 별은 태양계가 속해있는 은하계만 해도 약 1백만개에 달하며 우주전체에는 약1천억개의 은하계가 있으므로 생명존재 가능성이 있는 별의 숫자는 실로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계지능 존재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탐색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한것은 전자망원경이 우주관측에 도입된 60년대초부터다.
60년 4월 미국코널대의 「프랑크·드레이크」박사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기 시작한 「오즈마10개년계획」이 그 시초다.
「드레이크」박사는 웨스트 버지니아 국립천문대의 직경 26m짜리 전파망원경을 고래좌의 타우성과 에리다누스좌의 입실론성이라는 별에 표적을 두고 탐색을 시작했다.
오즈마계획의 대전제는 만약 우주공간에 있는 천체중에 지능체가 존재한다면 자연전파가 아닌 어떤 조작된 뇌파를 보낼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리고 이 전파는 특수주파수 대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선별·포착하여 외계인의 존재를 확인한 다음 같은 주파수 대역으로 신호를 보내면 외계존재와의 교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드레이크」박사팀은 오즈마계획실시 10일만에 인공전파로 짐작되는 주기적인 신호를 포착, 외계존재의 확증을 잡은 듯 했지만 분석결과 비행기에서 발신된 전파로 밝혀져 일말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 연구팀은 그 이후로 푸에르토리코소재 아르시보천문대에 설치된 직경 3백5m짜리 전자망원경(세계최대)을 중심으로 ET탐색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68년에는 영국케임브리지대의 「휘슈」와 「벨」이라는 학생들이 작은여우좌에서 1·33초의 주기를 갖는 전파를 잡았다고 흥분했으나 이 역시 지구에서 만들어진 전파로 판명됐다.
한편으로는 우주로 지구의 전파를 보내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인공적인 특정한 주파수의 전파를 지속적으로 보내 거꾸로 외계에 지구인의 존재를 알리려는 발상이다.
이 작업에 쓰이는 주파수는 수소원자가 방출하는 1천4백21메가헤르츠 (MHz) 와 포름알데히드분자가 흡수할 수 있는 4천8백30MHz도 이 주파수는 우주탄생과 중요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 주파수다.
70년대에 들어서는 ET탐색작업에 인공위성을 추가했다. 우주공간으로 보낸 위성이 언젠가 ET와 만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첫번째 위성은 72년 미국이 발사한 파이어니어10호.
지난 81년 목성을 통과, 현재 태양계 외곽을 향해 계속 항진중에 있는 이 위성은 ET와의 만남을 대비해 지구인 남녀의 나상·전파신호와 태양계의 위치등이 가로 27㎝·세로 18㎝의 알루미늄판에 새겨져있고 성조기·태극기를 비롯한 50여개국 국기를 싣고 있다.
또한 보이저1호 위성에도 「외계인에 대한 인사말」이 60종류의 언어로 새겨진 레코드판으로 만들어져 ET와의 만남을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위성은 80년대말에나 태양계를 벗어날 예정이어서 ET와의 조우는 먼 시간후의 일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전파에 의한 교신이 아직은 외계존재를 탐색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외계전파를 포착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아르시보천문대 (푸에르토리코소재)를 비롯, 10개국에 20여개소.

<외계인과의 조우2천년대엔 가능>
미국에는 골드스턴 천문대·그린뱅크국립천문대 등을 비롯해 각 대학에서 전자탐사가 활발히 진행중이고, 소련도 지멘키천문대와 「유라시아망」등을 통해 탐사가 진행중이다.
유럽에서는 ▲서독의 막스프랑크연구소 ▲영국의 케임브리지연구소 ▲프랑스의 그러노블천문대가 있으며 동양권에서는 일본의 노베야마우주전파관측소, 오스트레일리아의 팍스천문대등이 이 목적에 이용되고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미국 LA동쪽 모하비사막에 위치한 골드 스턴천체관측소.
이곳에는 작년5월 스탠퍼드대의 「앨런·피터슨」교수팀이 NASA의 협력을 얻어 제작한 「세티」 (SETI·Search for Extra Terrestial Intelligence)라는 이름의 검광자장치가 사상처음으로 직경91m의 전파망원경과 연결·설치됨으로써 ET탐색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이 장치는 첨단반도체등을 쓴 것으로 7만4천개의 각종 주파수대역을 자동으로 분석·주사할 수 있도록 설비됐다. 전파망원경이 잡아들이는 무수한 전파신호를 정밀 분석·증폭시킨다음 이 장치에 집어넣으면 디지틀신호형태로 변형시켜 그것이 자연전파인지 조작된 것인지를 가려낸다.
이제까지의 단편적인 ET탐색작업의 수준을 벗어나 하루 24시간 우주공간에 커다란 귀와 함께 그 귀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전파를 인식, 구별하는 머리를 갖게 된 것이다.
이 장치는 앞으로 5년간 골드스턴관측소와 아르시보천문대·스탠퍼드대등으로 옮겨다니며 그 기능을 보완·강화함으로써 두뇌의 성능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순수한 외계의 전파차단으로 탐색장애>
한편 또다른 6개의 「세티」장치가 제작돼 NASA의 인공위성추적소가 있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오스트레일리아의 팍스 ▲캐나다의 아르곤킹 ▲미국의 오하이오주, 웨스트버지니아주등에 설치될 예정으로 있어 최소한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대에는 외계인과의 조우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야심적인 계획에도 불구하고 ET의 소리를 듣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이 문제다.
아직까지도 외계에서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전파신호중 어느것이 ET의 주파수인지,어느 주파수대역에 표적을 맞추어야 하는지도 확실치 않은데다 그간 발사된 인공위성과 지상에서 쏘아 올린 전파등에 의해 순수한 외계전파가 차단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세티」의 제작진이 ET의 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선정한 7백73개의 천체들 모두가 지구로부터 최소한 80광년이상 떨어진 별들이라 현 상태의 탐사수준으로는 감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검광자장치의 전파분석능력이 현재의 7만4천개수준의 1백배가 넘는 8백만개 수준에 도달해야 외계지능존재가 보내오는 전파를 알아챌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고 그 정도의 수준은 역시 21세기에 가서 완벽하게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천문학자들의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우주를 향한 지구인의 청각은 이 시간에도 예민하게 작동되고 있다.
이 우주상에 지구인이외의 고등생물이 분명히 살고 있으며 개중에는 인간보다 훨씬 높은 문명을 가진 존재가 있어 지구인에게 바람직한 협력자로 등장하리라는 바람 때문이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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