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겼다 … 한화, 지옥 같은 7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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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이 롯데에 9-5 역전승을 거둔 뒤 열흘 만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불펜투수 5명이 9이닝 무실점을 합작했고, 타선도 13안타를 때려 지긋지긋한 7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부산=김진경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지옥 같았던 7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두산전부터 시작된 악몽에서 열흘 만에 깨어난 것이다. 김성근(74) 한화 감독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연패를 끊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앞으로 부담을 떨쳐내고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패 동안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던 김 감독은 “고맙다”는 말부터 했다.

롯데에 4점차 뒤지다 뒤집기
김성근 “고맙다” 열흘 만에 미소

NC 19세 박준영, LG전 승리 사수
kt, 두산 잡고 4연패 사슬 끊어

한화 선발 김민우는 1-0으로 앞선 1회 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4안타 1볼넷을 내주고 강판됐다. 그가 남겨놓은 주자 2명까지 홈을 밟아 실점은 5점으로 늘어났다. 김 감독은 투수 리드의 책임을 물어 포수 허도환까지 함께 교체했다. 두 번째 투수 송창식이 마운드에 오르고 차일목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1-5이던 2회 초 이용규가 적시타를 때리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로사리오는 4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한화가 4-5로 추격한 5회 초 김태균·김경언이 연속 안타로 롯데 선발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롯데가 김성배로 투수를 교체하자 김 감독이 내보낸 대타 이성열이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동네북 같았던 한화 불펜은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진기록을 세웠다. 송창식(3이닝)·박정진(1이닝)·윤규진(2이닝)·권혁(1과3분의1이닝)·정우람(1과3분의2이닝) 등 투수 5명이 9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투수들을 잘 리드한 차일목은 타석에서도 2타수 2안타·3타점을 올렸다.

연패 동안 한화 선수들은 끊임없이 사과하고 반성했다. 19일 김태균 등 주축 선수들이 삭발을 한 채 경기장에 나타났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머리카락을 깎은 걸 보니 많이 미안했다. 선수 가족들과 팬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한화가 패전을 거듭하자 김 감독은 무리한 선수기용과 독단적 의사결정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었다.

김 감독의 사과를 전해들은 주장 정근우는 21일 경기에 앞서 “우리가 감독님께 죄송하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으니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역전승을 거두고도 한화는 크게 기뻐하지 못했다. 3승 13패. 한화는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꼴찌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NC가 LG를 8-5로 꺾고 승률 5할(8승8패)에 복귀했다. NC 오른손 투수 박준영은 6-5이던 7회 말 무사 1·2루에서 앞선 타석에서 홈런 두 방을 때린 LG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올해 경기고를 졸업한 19세 신인 박준영은 1과3분의2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두 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수원에서 kt는 선두 두산을 8-3으로 이기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kt 이진영은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4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두산은 7연승을 멈췄다.

◆프로야구 전적(21일)
▶NC 8-5 LG ▶넥센 2-3 SK
▶삼성 8-1 KIA ▶두산 3-8 kt ▶한화 9-5 롯데

글=김식 기자 seek@joogn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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