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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장과 예술의 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울중심가에 새로운 문화명소로 등장한 호암아트홀은 공연예술의 신선한 장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아트홀은 1천석의 객석에 최첨단의 무대시설을 갖춘 세계수준의 공연장으로 앞으로 음악·연극·무용·오페라등 갖가지 무대예술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문화예술의 진흥에는 창작활동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것을 수용하여 전파하는 발표무대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문화예술이 국민 모두의 것이 되는 길이며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 모티브이기도하다. 나아가서는 그 공감의 토양속에서 민족문화의 뿌리는 내리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작년 가을에 이미 문을 연 호암갤러리와 함께 호암아트홀을 건립, 개관한 것도 바로 우리시대의 문화예술을 국민속에서 국민과 함께 이해하며 그 보람과 즐거움을 나누어 갖자는데 있다.
그뿐 아니라 오늘의 신문은 단순히 뉴스를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만 그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정보문화의 원천에 모여들게 하는 구심적 역할도 해야한다.
근년에와서 대중의 문화수용능력과 욕구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것은 경제성장에 따른 필요적인 현상으로 사람들은 이제 삶의 질을 추구하게되고 우리의 사회교육적 여건 또한 그러한 기회를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예술은 이제 몇몇의 제한된 전문가나 특수한 계층들만이 즐기는 단계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70년대이후 산업사회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문화예술의 대중적 수요는 크게 늘어나 문학에서는 동인지·전문지의 영역을 벗어나 이제는 단행본과 잡지의 성격을 혼합한 무크지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발표지지면이 등장했는가 하면, 미술분야에 있어서는 곳곳에 산재한 화랑들이, 그리고 연극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소극장들의 기능이 큰 활력소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시설이나 발표기관이 확장되고 개선된다 하더라도 그것에 상응하는 창작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것은 우선 동양적 성격과 한국적 특성을 지닌 고유문화의 발양에서 비롯되어 궁극적으로는 세계의 지평위에서 문화의 질을 겨루는 경지에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요즘은 문화뿐아니라 스포츠분야에서도 우리는 많은 장과 기회를 갖게되었고 세계의 대열에서 경쟁을 하고있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의 문화예술계는 지금까지의 국내적 시야나 인기에 만족하지 말고 국제적 안목과 시각을 넓혀야할때가 되었다.
호암아트홀의 개관은 이러한 차원에서도 우리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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