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박종희 "총선패배 모두 제 탓" 사죄의 삼보일배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21일 오전 9시 수원의 새누리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첫 삼보일배를 하는 박종희 전 의원.

4·13 총선에서 수원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새누리당 박종희 전 의원이 21일 '사죄의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에는 당 제2사무부총장으로 공천 과정을 주도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4.13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과 저의 수원갑구 낙선을 당원동지들과 유권자께 눈물로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시작한다"며 "당 사무2부총장으로 공천룰을 정하고 총선전략을 기획했으며 공천에까지 관여한 저 박종희의 죄도 결코 작지 않다. 모두 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 탓이 난무하는 요즘의 새누리당의 행태가 아주 부끄럽다"며 "모두 내 탓으로 돌리고 엄중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라고 덧붙였다.

기사 이미지

21일 오전 9시 수원의 새누리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첫 삼보일배를 하는 박종희 전 의원.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수원의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우비를 입은 채 첫 삼보일배를 했다. 한 당원이 "총선패배! 모두 제 탓입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그 뒤를 따랐다. 박 전 의원은 "장안구를 다 돌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21일 오전 9시 수원의 새누리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첫 삼보일배를 하는 박종희 전 의원.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

새누리당 총선패배 모두 제 탓입니다.

저는 오늘 4.13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과 저의 수원갑구 낙선을 당원동지들과 유권자께 눈물로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시작합니다. 선거패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계파간에 책임의 경중을 떠넘기는 이도 있지만 지금은 국민 앞에 머리숙여 속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때입니다. 당사무2부총장으로 공천룰을 정하고 총선전략을 기획했으며 공천에 까지 관여한 저 박종희의 죄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
저는 정치를 둘러싼 저와 새누리당의 탐진치(貪塵恥)를 떨쳐내고 국민여러분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우선 수원장안구의 9개동을 잇는 삼보일배를 시작합니다. 1보에 저의 이기심과 탐욕을 멸하고, 2보에 떼거리 계파정치에 더럽혀진 마음을 씻고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결의하고, 3보에 오직 국민만을 위한 정치에 매진한 것을 서원합니다.

불교에서는 마음으로 일으키는 것이 곧바로 행동과 일치할 때 비로소 참된 깨달음의 경지에 올라선다고 합니다. 저도 네 탓이 난무하는 요즘의 새누리당의 행태가 아주 부끄럽습니다. 모두 내 탓으로 돌리고 엄중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국민들의 절규를 가슴에 담고 삼보일배의 한발자욱을 옮기겠습니다. 세걸음 걷고 한번 절하면서 제가 서있는 이 자리가 과연 어떤 자리여야하는지 처절하게 되새겨보겠습니다.

2016. 4.21
수원갑 낙선자 박종희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