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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세상에 다닐 수 있어요" 구족화가, 장애인 그림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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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장애인그림동호회인 화사랑의 그림전시회와 함께 그림제작 시연회가 열렸다. 김경아(뇌병변 1급)씨가 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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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송파구민회관 1층 로비에서 장애인그림 동호회인 '화사랑'의 전시회와 함께 제작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 시연회에는 입으로 그림 그리는 이현정(뇌병변 1급)씨와 발로 그림 그리는 김경아(뇌병변 1급)씨가 김재호(뇌병변 1급), 최영준(자폐 2급)씨와 함께 참가했다.

동호회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48명이다. 이 중에는 중증장애인을 돕는 활동 보조인으로 함께 다니다가 그림을 배우게 된 회원도 있다. 화사랑은 1996년 장애인을 위한 그림동호회로 설립됐다.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단체에서 지원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회원당 2만 원씩 운영비를 낸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회원은 무료다.

그림지도를 하고 있는 김정현(갤러리 운영)씨는 완전 무료로 하는 것보다 일부 유료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적은 돈이라도 자신의 돈이 들어가야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와 참여도가 높다고 했다. 현재 송파구청은 30평에 달하는 공간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입으로 그림 그리는 이현정씨는 화사랑 창립 때부터 참가했다. 이현정 씨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도 그림으로 세상에 다닐 수 있다"며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말했다. 이 씨는 일주일에 두 번 4~5시간씩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현재는 혼자 독립해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연필 등을 입으로 사용해 앞니가 닳았다고 했다. 이 씨는 "자신도 TV에 나온 구족(口足)화가의 모습을 보고 그림을 시작한 것처럼 다른 장애인에게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파구청(구청장 박춘희)은 그림 전시회를 지역 주민과 함께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주요행사로 후원하고 있다.

사진·글 =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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