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가 파괴한 시리아 팔미라 개선문, 영국 광장에 3D 기술로 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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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고고학연구소(IDA)가 공개한 팔미라 개선문 재현물 [런던 AP=뉴시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파괴된 시리아 팔미라의 개선문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재현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하버드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이 합작해 만든 디지털고고학연구소(IDA)는 ‘2016 세계유산의 주(World Heritage Week)’를 맞아 IS로부터의 팔미라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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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되기 전 시리아 팔미라의 개선문 [트위터 캡처]

재현한 개선문은 기원후 3세기 로마제국의 황제 세베루스 때 세워진 것으로 고대 로마와 그리스, 페르시아 양식이 혼합된 유적이다. IS가 지난해 팔미라를 장악한 후 우상숭배라며 개선문을 파괴해 기둥 2개만 남아 있다. IS는 10개월간 팔미라를 장악하며 개선문뿐 아니라 바알샤민 신전과 벨 신전 등 2000년 된 고대 유적을 다수 파괴했다.

3차원(3D) 스캔 기법을 통해 재현된 팔미라 개선문 모형은 실제 크기의 2/3 정도 되며 높이는 약 5.5m다. 재질은 이탈리아 대리석을 사용해 만들었다. 로저 미셸 IDA 소장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우리의 문화 유적을 없앨 기회가 또다시 주어져서는 안된다”며 “팔미라는 동서양의 협력을 나타내주는 완벽한 사례며 개선문은 이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팔미라 개선문 개막식에 참석해 “원본을 파괴한 야만인들에 저항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면서 “이 개선문은 우리의 기술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개선문은 21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전시된 뒤 두바이와 뉴욕시로 옮겨져 일반 대중에 공개된다. 시리아가 안정되면 팔미라로 전시물을 보내는 것이 IDA의 최종 계획이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유적부 장관은 “팔미라는 시리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예외적인 문화유적지”라며 “팔미라를 예전의 장관으로 복원하기 위한 계획은 매우 원대하지만 모두가 국제적 임무라고 생각하고 달려든다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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