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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결속과시할 중요한 계기 | 전대통령의 두번째 방미가 뜻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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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대통령의 두번째 공식방미일정이 9일 확정발표됐다.
전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두나라간에 당면한 현안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전대통령취임후 이미 두차례 있은 두나라 정상회담으로 다져진 양국간의 동반자관계를 장기적으로 더욱 강화하자는 미래지향적인 의의를 더 지니고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미국의 대한정책틀을 확고히 해둘 시점에 이르렀다고 볼수있다. 집권2기에 들어선 「레이건」 대통령이 올해 74 세이며 내년 11월에는 미의회의 중간선거가 있다는사실을 생각하면 전대통령의 방미는 지금이 가장 적기일수 있다. 내년중간선거를 치르고 나면 미상원도 하원처럼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고보면 「레이건」 대통령의 지도력이 확고할때 방미함으로써 한미간의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다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볼수있다.
예컨대 북한이 기회있을 때마다 주장해온 3자회담문제나 북한의 대미접촉기도등에 있어 미측이 확고하게 대한정책불변을 못박는 것은 한반도정세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또 5월에 재개될 남북대화를 앞두고 한미결속의 강화과시는중요한 요소가 될수있다.
전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 조야에 한반도정세를 인식시키고 한미동맹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게 되는 효과도 간과할수 없다.
특히 최근 북한이 병력을 전진배치하고 기습공격태세를 완료한데 따른 두나라의 일치된대응태세와 미국의 확고한 대한방위공약 재다짐은 한반도전쟁방지를 위한 중요한 보장이된다고 볼수있다.
안보면에서는 이밖에도 미국의 대한군사판매차관의 증액과 조건개선문제, 최신장비의 도입문제등이 논의될것으로 보이며 최근 문제된 미제헬리콥터의 북한유출사건 같은것도 협의대상이 될 전망이다.
요컨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두나라간의 지속적 협조방안이 이번 방미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안보문제에 못지않게 중요한 방미의 뜻은 태평양시대를 맞는 두나라의 공동대처를 확인한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도 벌써 태평양 교역량이 태평양연안국과의 그것을 능가하고 있고, 그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지역의 안정 번엉 협력확대문제는 한·미·일등 주요국의 공동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우리나라로서도 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 참가하기 위해서는 관계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익확대를 위한 발판을 서둘러 마련해야할 입장이다.
따라서 두나라 지도자가 안보 겅제등에서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고 협력확대익 원칙을 제시한다는것은 태평양시대의 공동번영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다는 뜻이 있다.
이처럼 전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안보나 경제면에서의 협력을 미래지향적으로 확대시켜나가고 미국의 대한정책틀을 그런방향에서 확고히 다진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번 방미에서 양국간의 교류문제는 협력을 확대한다는 원칙론을 주로 확인하고 세부적이 문제는 실무차원으로 미뤄질가능성이 큰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우리에게 시장개방확대를 요청하느 입장이지만 미국의 무역적자는 대부분 일본과의 교역에서 빚어진 것이고,대만만 해도 대미흑자는 우리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미측이 이문제를 먼저 우리에게 꺼내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컬러TV 철강신발류등에서 보듯 미국의 관세 비관세장벽을 낮추어 달라고 요청하는 입장이지만 이번정상회담에서 이런 문제를 적극 제기할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호혜적인 방향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동의 원칙을 확인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전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의전상 「엄무협의를 위한 공식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이다.
국가원수급을 맞는 미측의 의전에는 이외에도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사적방문」(Private Visit)등 모두 4가시가 있는데 이중 국빈방문은 국가원수의 첫 방미때 적용되는것으로 공식만찬·영접·환송에 있어 21발의 예포가 따른다.
다음 공식방문은 국가윈수 아닌 행정수반에 적용되며 예포가 19발이라는 차이가 있고, 엄무협의를 위한 공식방문은 같은 대통령임기중 두번째 방미하는 원수나 수반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만찬과 예포가 다 생략된다. 사적방문은 그야말로 개인적 방문으로 필요한 경우 의전상 예우가 제공되는 것이다.
오늘날 국제사회에는 정상외교가 빈번하게 행해져 일일이 번거로운 국빈방문의 격식을 갖추지않는 것이 보통이다.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일」 중심의 정상외교가 구미에서는 일반화 돼있다.
전대통령의 이번 방미도 이런 국제적이 추세에 따라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행사보다는 정책협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다만 「레이건」 대통렁의 공식만찬대신 오찬이 있고 「부시」부통령의 만찬이 있으며 영부인의 백악관예방도 원래 의전에 없는 것이지만 한미두나라 정상내외간의 친분을 고려, 특별히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의 결과도 공동성명이 아닌 「신문발표문」 으로 나오게 돼있다. 두나라 원수가 직접 발표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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