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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직 한국은 큰문제 안삼아|방미 경제협력사절단이 본 현지분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나라의 대규모 경제협력사절단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하고 7일 귀국했다.
형식은 연례 한미경제협의회 참석이지만 사절단의 구성이 남진조한미경제협의회회장, 김기환해외협력위원장 박용학대농회장등 정부 업계및학계중진 30여명으로 짜여져있을뿐 아니라 시기로 봐서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있어 방미활동이 주목되었다.
미국정부는 최근 일본에대해 전과는 비교할수없읕 정도로 강력하게 시장개방압력읕 넣고있고 한국정부에대해서도 이미 3월초 담배 퍼스널컴퓨터등 상품의 수입자유화 관세율인하등을 요구한바있다.
과연 미국의 대한개방압력은 어느정도인가? 최근 미국을 다녀온 정부관계자· 업계대표를 통해 알아본다.
우선 뉴욕· 미니애폴리스등에서 열린 합동회의등 공개된 회의는 한국에 대해 이렇다할 공격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한다.
한미양국의 경제현안을 다루는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미측 발언의 3분의1정도가 일본시장의 폐쇄성에대한 비판이었다는것이다. 한미 정제협력위에 참가했던 박운서상공부통상진흥국장은『미국측은요사이 일본때문에 정신이없어 한국과의 현안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를 삼고 나오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9일 있을 일본정부의 시장개방조치의 내용에 따라서는 대한문제에도상당한 영향이 있지않을까 내심 우려된다는 것이다. 워싱턴이 기본적으로 매우 걱앙된 분위기인데다가 일본조치로 이것이 더욱 악화된다면「제2의 일본」 으로 인식되고있는 한국도 「도매값」 으로 일련의 보복조치를 당하지 않겠느냐고 보는것이다.
한국측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될수록 미국측 저기압에 말려들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통상책임자인 김기환대사, 박운서국장등은 미통상정책의 양대기둥인 「볼드리지」 상무성장관과 노동성장관으로 옮겨간 「불로크」 대사의 엄무를 대행증인 「마이크·스미드」 무역대표부부대표등과 면담, 현안을 협의했다.
이자리에서 미측은 한국이일본과 같은 사태를 맞지않으려면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미측은 일일이 관심품목을내놓고 시장자유화나 관세율인하등을 요구하는 협상식의각론은 없었지만 상호주의에 입각한 한국정부의 성의있는 태도를 기대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박국장등이 전한 미측의 제시내용은 대체로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일반상품이나 고도기술상품에 대한 시장개방을 넓히라는것과 둘째, 저작권등 지적소유권에대해 보호조치롤 해줄것과 세째, 일본과 함께 미국이 몇년전부터 주도해오고 있는 「뉴라운드」협상에 대해 미입장을 지지해달라는 것등이다.
이번 방미기간중 한국측은 방위비부담과 국제수지악화등을 들어 어려운 입장을 설명하고 일본과는 기본적으로 형편이 다르다는 점을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미국측이 일반특혜관세제도 (GSP) 를 대개도국시장압력수단으로 활용하고있는데 대해서도 한국입장을 비교적 분명히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미국이 GSP혜택을 줄인다해도 특수한 처지등을 감안할때 미국측 시장개방요구에 쉽게 응할수는 없는 한국의 어려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미국은 21개품목에 대한 수입자유화, 27개품목의 관세율인하, 4개품목의 비관세장벽제거등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한바있어 미관심사항에 대한 해답을 한국측이 정식으로 제시하느냐에 관심이 쏠려있다고한다.
이번에 담배나 퍼스널컴퓨터등에 대해 피차간에 언급도 없었지만 우리 형편을 감안하여 우리의 개방스케줄대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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