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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되면 차기 주자로 뜰 여권 후보, 오세훈·나경원·김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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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선거전 동안 새누리당 후보들 사이에선 “‘제2의 박근혜’가 없다” “차기 대선주자군이 빈약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김무성 대표 등 공동선대위원장들이 전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보였던 득표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현역 광역단체장 남경필·원희룡
당권 노리는 최경환도 차기 반열
가장 큰 변수의 인물은 반기문

그러나 선거 후엔 새로운 주자들이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당내엔 있다. 물론 총선 결과가 좋다는 전제 아래서다.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이 서울 종로에 출마한 오세훈 후보다. 그는 새누리당이 공천 파동으로 시끄럽던 지난달 28일~지난 1일 리얼미터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5.4%로 2위에 올랐다. 김 대표(3위·12.9%)를 이때 처음으로 앞질렀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김 대표는 옥새 파동을 거치며 당내에서 신뢰를 많이 잃었다”며 “종로에서 당선만 된다면 오 후보의 지지율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4선에 도전하는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는 김문수 후보, 현역 광역단체장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지사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최경환 의원 또한 같은 반열에 설 수 있어 ‘군웅할거(群雄割據)’ 양상까지 예상되고 있다.

12일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이 떨어진 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와 정치판을 흔들었는데, 새누리당의 여러 잠룡이 자신 있게 대선 가도에 나서 당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한울(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고려대 연구교수는 “박 대통령의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한 여론 장악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김 대표도 지지율 면에서 압도적인 대선주자 1위가 아니기 때문에 ‘포스트박’을 놓고 여당 내부가 요동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창렬(교양학부) 용인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못 얻는다면 김 대표로선 대선 주자의 기회도 잃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과반 의석을 얻는다 해도 친박계와는 옥새 파동을 거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기 때문에 친박계가 김 대표에게 대응하는 대선 주자를 계속 물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나경원 후보, 김문수 후보, 남경필·원희룡 지사도 모두 기회는 있겠지만 비박계에 가까워 친박계가 미는 주자로는 오 후보가 어느 정도 부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면 위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역시 가장 큰 변수 인물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꼽혔다. 정 교수는 “여론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반 총장이 언제 어떤 식으로 국내 정치에 간여하느냐에 따라 새누리당 대선 구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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