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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둘 중 하나 "난 몰랐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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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파킨슨병 둘 중 하나는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도 모르고 지나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행장애가 나타날 땐 척추디스크와 헷갈려 해 조기 발견에 실패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회장 김희태)가 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킨슨병 조기 진단 필요성'에 대한 파킨슨병 환자 리서치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이번 리서치는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진행했다.

파킨슨병은 예방법과 완치를 위한 치료제가 없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으로, 빠른 진단이 중요하고 초기에 여러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번 리서치는 파킨슨병 환자의 진단 시기와 시기 별 증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까지 5개 대학병원 신경과에 내원한 파킨슨병 환자 4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파킨슨병 환자 2명 중 1명(52%)은 파킨슨병 증상이 있었는데도 "파킨슨병인지 몰랐다"고 답해 파킨슨병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처음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고 파킨슨병을 진단받기까지의 기간은 전체 응답자의 49%는 6개월 이상에서 길게는 5년 이상 소요됐다.

절반가량이 초기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질환을 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시기별 증상을 보니 6개월 미만(51%, 250명)에 진단받은 환자는 떨림이 주요 증상이었다.

6개월~1년(9%, 44명)은 떨림과 몸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1~5년(27%, 132명)은 근육이 굳어지는 근강직, 몸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보행장애가 나타났다. 5년 이상(13%, 64명)은 어깨 통증, 관절 이상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서 근강직 및 보행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가 개최한 기자간담회 현장. 이날 국내 파킨슨병 환자 490명 대상으로 파킨슨병 인식도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첫 증상이 근강직이나 몸 움직임이 둔해지는 증상일 경우 노환이나 지병에 의한 것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깨 통증 및 근강직 증상의 경우 신경과 이외의 진료과에서 증상 치료를 시도한 사례도 많았다.

특히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을 때 파킨슨병때문에 보행장애가 생긴 건지 구분하지 못해 진단이 매우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떨림 외에 파킨슨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증상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들은 파킨슨병으로 진단되기 전 이미 파킨슨병과 연관된 비운동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의 30% 이상이 ▲소변장애 ▲변비 ▲불면증 ▲후각·미각 저하 ▲우울증 ▲기립성 어지러움증 ▲기억력 저하 ▲렘수면행동장애 등 비운동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 60세 이상에서 위 증상이 나타날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유병률 조사에서는 전체 1200명의 파킨슨병 환자 중 38%(460명)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파킨슨병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아침 증상(Morning off)'에 대한 조사도 실시됐다. 아침 증상은 잠자기 전 마지막 약을 복용한 후 다음날 아침 첫 약을 복용하기 전에 나타나는 일부 운동 증상이다.

조사 결과,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아침 증상은 운동완서(83%)와 경직(73%)이 가장 많았고, 떨림(63%), 무기력함(58%), 몸의 불균형(58%)과 같은 여러 운동 증상이 뒤를 이었다. 이어 운동완서(60%), 전신 경직(40%), 균형 문제(23%), 떨림(23%)이 환자들이 겪는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이라고 응답해 아침 증상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태 학회장(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리서치 결과를 통해 파킨슨병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고 조기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며 "파킨슨병은 최대한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파킨슨병의 주요 이상운동증상이 보이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계 뇌질환으로, 뇌신경 세포의 운동신호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ž저장하는 신경세포수가 급속히 줄며 발병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노화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자료 기준으로 60세 이상 환자는 전체 환자의 95.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는 전국 의과대학에 파킨슨병과 이상운동질환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2006년 7월 창립됐으며, 관련질환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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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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