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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슨, '현미경 연구'로 마스터스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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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 [골프파일]

필 미켈슨(46·미국)이 마스터스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미켈슨은 7일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80회 마스터스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 중 하나다. 89명의 출전 선수 중 미켈슨이 마스터스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2004년을 시작으로 미켈슨은 2006년과 2010년에도 정상에 올라 통산 3번이나 챔피언이 됐다. 이번이 24번째 마스터스 출전인데 톱10에 15번이나 들었을 만큼 유독 강세를 드러냈다. 컷 탈락은 두 번 밖에 없었다.

지난해도 미켈슨은 우승 경쟁을 하며 저력을 뽐냈다. 준우승을 차지한 미켈슨에게 오거스타는 여전히 호의적이었다. 미켈슨은 3위도 5번이나 했다. 오거스타를 다시 찾은 그는 5일 공식 인터뷰에서 “여전히 젊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마스터스 코스가 편하게 느껴졌다”며 “이 같은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면 나도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활짝 웃었다.

2013년 디 오픈 우승 후 PGA 투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미켈슨은 올해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 준우승을 포함해 톱 5에 3번 진입하는 등 우승에 근접하고 있다. 스윙 코치를 바꾸며 돌파구를 모색했던 게 통했다. 미켈슨은 지난해 11월부터 8년 동안 함께 했던 부치 하먼(미국)을 떠나 앤드류 겟슨(호주) 코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스윙 교정 후 임팩트가 좋아진 미켈슨은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98.8야드를 찍고 있다. 마스터스를 처음으로 제패했을 시즌인 2004년 미켈슨의 드라이브샷 거리는 295.4야드였다. 과학의 발전으로 장비가 발전한 것도 있겠지만 미켈슨은 여전히 장타를 내뿜고 있다. 그는 “거리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970년 6월생인 미켈슨은 아직 만 46세가 되지 않았다. 미켈슨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1986년 잭 니클러스(미국)가 만 46세82일의 나이로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6회 최다 우승 기록도 니클러스가 가지고 있다. 미켈슨은 “마스터스는 그 어떤 것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매번 오거스타에 오는 것이 즐겁고 설렌다”고 털어놓았다.

통산 4번째 우승을 위해 ‘현미경 연구’도 한다. 미켈슨은 노트북보다 두꺼운 노트를 들고 매번 오거스타를 찾는다. 미켈슨의 캐디 짐 맥케이는 “오거스타 코스에 대해 꼼꼼하게 정리한 미켈슨만의 노트가 있다. 홀마다 특징과 전략 방법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파3 홀 같은 경우에도 어떤 아이언으로 번갈아 가면서 쳤는지와 바람의 방향까지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대한 데이터를 미켈슨이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미켈슨은 “특별한 준비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오거스타는 왼손잡이에게 유리한 코스다.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이 9개나 된다. 파5 홀은 3개가 왼쪽으로 구부러져 있어 페이드샷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왼손잡이들이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최근 12번의 마스터스에서 왼손잡이가 모두 5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었다. 미켈슨은 1~2라운드에서 헨릭 스텐손(스웨덴), 마크 레시먼(호주)과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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