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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훈풍불까…기업, 가계 체감경기 동반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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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기업과 소비자의 체감경기가 동반 상승했다. 연초 금융과 실물 시장을 덮쳤던 불안감이 진정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런 경제 심리 호조가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로 전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상승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나쁘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3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업체의 재고 평가이익이 늘었다”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관련 부품수요가 증가한 것도 체감경기 호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BSI는 75, 중소기업BSI는 57로 전달 보다 각각 7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BSI는 70으로 전월대비 9포인트 올랐고, 내수기업BSI(66) 역시 전달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00을 기록해 4개월 만에 오른 데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도 이달 들어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BSI와 CSI가 동반 상승하며 두 지수를 가중평균해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 역시 91로 전달보다 2포인트 올랐다.

기업 체감 경기와 소비심리가 동시에 호전되면서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말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에는 소폭이지만 상승했고, 수출 감소세도 2월 이후 소폭이지만 축소되면서 향후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 경기가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이달 제조업 업황BSI가 오르긴 했지만 2003~2015년 장기평균치(80)보다는 크게 낮다. 제조 기업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2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상황(20.4%), 경쟁심화(11.4%), 수출부진(10.3%) 등도 경영 어려움을 더한 요인이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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