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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연다<7>「인공지능」개발, 실용화 멀지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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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간의 두뇌와 같은 존재를 창출하려는 인류의 오랜 노력은 20세기에 들어서 마침내 컴퓨터라는 걸작품을 만들어 냈고 그 걸작품은 인류문명 전체를 하나의 큰 변혁의 물결로 이끌고 나가게 되었다.
1946년미국펜실베이니아대의「W·버클리」박사팀이 탄도계산을 위해 최초로「에니아크」컴퓨터를 만듦으로써 일기 시작한 컴퓨터의 물결은 뒤이어 1948년 미국ATT사의 벨연구소 「월리엄·쇼클리」박사팀이 트랜지스터물 개발해 컴퓨터의 크기를 작게하고 성능을 훨씬 좋게 하는 전기를 마련하게됨에따라 더욱 거세게 일어 현대를 바야흐로「컴퓨터의 시대」로 바꿔놓게끔 됐다.
컴퓨터는 그자체가 학술연구·각종업무·통계분석·군사등의 목적으로 쓰이기도하지만 공장에서는 공장자동화(FA)를, 사무실에서는 사무자동화(OA)를, 가정에서는 가정자동화 (HA)를 이루어 인간의 일을 완벽하게 대신할수 있을뿐만아니라 통신·우주·항공등의 각종 산업과 연결지어져 새로운 고도산업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컴퓨터의 파급은 인간의 생활패턴과 의식구조에까지 영향을 끼쳐 컴퓨터문명과 컴퓨터문화를 사회전반에 깊숙이 침투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도체의 집적도가 1메가비트라는 어마어마한 수준까지 이르고 컴퓨터의 정보처리능력제고를 위한 여러가지 기법이 개발됐지만 현재 인류가 쓰고있는 컴퓨터방식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두뇌와 꼭같은 사고능력을 대신할수 없다는데 문제가있다.
지금의 컴퓨터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미국프린스턴대학의 교수였던 「폰·노이만」박사가 정립한 이론에 바탕을 둔 노이만방식인데 이방식의·정보처리가 인간의 사고및 정보처리방식과 전혀 다르고 복잡할 뿐더러 시간도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현재의 노이만방식컴퓨터로 정보처리를 하려면 일단 넣은 자료를 저장한 메모리창고에서 연산장치로 보내 처리할때, 일일이 프로그램을 짜 명령해야하고 또 자료의 처리도 시나리오의 순서에 따라 수행된다.
또한 처리형태도 1차원적인 것이어서 수치이외의 복잡한 정보처리를 할때는 역산과 검색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된다.
따라서 이 방식의 컴퓨터형태는 앞으로 전개될 인류사회의 변혁을 감당할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가 출현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인류는 지구공간을 벗어나 우주를 하나의 삶의 터전으로 만들 야심적계획을 진행중인 한편 인간생활자체의 안락화·편의화를 극도로 열망하는 추세에있다.
반면에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있고 다변화현상에 따른 정보의 홍수속에 파묻혀 있다.
결국 이러한 복잡한 형태의 각종정보를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기위해 인간의 두뇌와 같거나 오히려 그보나 나은 사고·추론능력을 가지면서 기억용량 또한 거대한 새로운 컴퓨터의 등장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바로 그 열쇠로 제시된 것이 「인공지능」인것이다.
인공지능의 대전제는 노이만방식의 직렬식 정보처리형태와는 달리 병렬식 정보처리형태를 가져야한다는 점이다.
다시말해서 인간이 사고하고, 의사를 결정하고 추론하는 것과같이 어느 정보를 받아들였을때 순서적이 아닌 우선순위 형태로 처리하는것은 물론 동시에 여러개의 정보를 처리해야하고 A=B·B=C이면 A=C임을 알수있는 삼단 논법식 추론도 가능해야한다.
또한 말하고, 듣고, 보고, 냄새맡고, 접촉하는 인간의 감각지각능력도 겸비돼야 한다는것이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목표이기도 한다.
그러면 인공지능의 개발을 위한 세계각국의 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컴퓨터의 종주국이라고 할수있는 미국은 인공지능이 미래를 이끌어갈 비장의 무기라는 관점이외에도 산업고도화를 이끌 견인차적 존재라는 점에서 우위를 점하기위해 21세기이전까지 결정적인 작품을 내놓을 계획으로 정부·민간의 이완체제로 개발을 추진하고있다.
국방성산하 방위연구국 (DARPA) 은 우선 88년까지 6억달러규모의 예산으로 대학과 정부산하연구소및 일부기업에 용역을 주어 주로 국방및 안보에 쓰일 인공지능과 관련된 소프트웨어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금세기말까지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기본기술을 확보할 방침으로 있다.
또 민간기업은 민간기업대로 기업연구조합 (MCC) 을 결성해 18개대기업이 컴퓨터시장점유를 목표로 산업적 인공지능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별·기업별로 인공지능의 각분야별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90년대말까지 군사용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시각·촉각을 가진·완벽한 지능로보트를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카네기-멜론대는 인공지능개발에 있어서는 선두라고 자부할만한 연구능력을 보이고 있다.
철강왕「앤드루·카네기」가 1900년 피츠버그시에 설립한 카네기기술전문학교의 후신인 이 대학에서는 전기및 컴퓨터공학부에서 인공지능의 개발을 전담하고있다.
콜럼비아대와 함께 미방위연구국의 수탁연구를 수행하는 이 대학은 자체 연구비외에 DARPA로부터 .이미 2천3백만달러를 받았고 올해에도 2천만달러를 인공지능 연구비로 받았다.
컴퓨터공학부에서의 인공지능연구는 세갈래로 인공지능로보트와 인공지능논리 연구, 그리고 군사용인공지능분야다.
인공지능로보트개발을 맡고있는 로보트공학연구소 「라지·래디」소장은 『현재 우리는 2년마다 새로운 기술도약을 이룩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 나간다면 90년대까지 인간과 유사한 행동을 할수있는 인공지능로보트의 프로그램을 완성할수있게 될것』 이라고 밝히고 『21세기초에는 위험한 공정이나 가정·사무실에 인간에비해 손색이없는 지능로보트를 취업시킬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로보트공학연구소가 있는「위인」홀의 3층연구실에는「넵튠」이라는 최신로보트가 원격조정으로 가동되고 있다.
이 로보트는 시각과 청각을 갖고 있으며 간단한 팔도 갖고 있는데 2개의 CCTV카메라로 시각능력을 갖고 24개의 인조편광판 (폴라로이드)으로 소리를 잡아 주위의 장애물을 피해 움직일수 있다.
또한 실외로 나가라는 명령을 받으면 소리와 시각으로 문의 위치를 찾아서 장치된 팔로 문고리를 열고 밖으로 나갈수 있는능력을 갖고있다.
이 연구실에서는「넵튠」모델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나 실내와 실외에서 자유자재로 각종업무를 수행할 수있는「우래누스」모델도 개발중에 있다.
한편 인공지능논리를 개발하고있는 「스코트·E·펠맨」박사는 카네기-멜론대가 15년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왔는데 80년대에 들어서부터 산업화의 가능성을 보여 상당한 진척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현재 우리의 연구성과로 제한적인 범위에서의 음성인식과 음성표출시스팀, 그리고 전문분야의 프로그램을 일반인 수준에서, 처리할수 있는 엑스퍼트시스팀이 가능해졌다』고 밝히고『그러나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응용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업적 이용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논리의 개발에 주력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네기-멜론대가 가장심혈을. 기울이는 것중에 하나는 역시 군사적목적의 인공지능개발.
DARPA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있는 「스테픈·다우니스·마틴」박사는 『군사적인 상황에서는 막대한 인원과 장비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수있는가가 과제』라고 전제하고『우리는 이러한 관리시스팀을 개발중에 있는데 90년안에는 완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밝혔다.
「마틴」박사가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하나는 항공모함에서의 작전수행시 인원관리·항공기 발진등을 효율적으로 산출해 함장의 의사결정을 도움으로써 전쟁을 승리로 이끌도록 하는 시스팀.
이것을 다른 형태로 바꿀경우 전반적인 군사업무에 응용이 가능해 평화유지의 열쇠가 될수있다는 발상이다.
일본과 유럽의 인공지능연구도 미국못지않은 활기를 띠고있다.
일본은 82년 통산성이 재단법인 형태의 신세대컴퓨터개발기구(ICOT) 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제5세대컴퓨터개발에 착수했는데 ICOT는 정부산하의 전전공사와 후지쓰 (부사통) 히따찌(일립) NEC 도오시바 (동지)등 8개민간대기업이 참가한 민관합작기구로 91년까지 실용화를 목표로 1천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도 유럽공동체 (EC)를 중심으로 작년에 ESPRIT라는 개발체제를 마련하고 인공지능을 가진 제5세대컴퓨터의 실용화계획에 뛰어들었다.
영국·프랑스·서독등 8개국이참여한 이 계획에서는 우선 올해부터 5년간 1억2천만달러를 투입, 94년까지 제5세대 컴퓨터를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기초적이나마 인공지능연구를 시작해 앞으로의 기술발전에 대비하고있으나 아직 규모상으로나 수준상으로 미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전산학과를 중심으로 48명의 학자들이 모여 87년까지 17억원의 연구비로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때문이다.
결국 2l세기를 주도할 인공지능의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기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미국·일본등과 같은 대규모 공동연구체제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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