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손제석 문교부장관|"학원자율화 뿌리내리는게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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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손제석 신임 문교부장관은 전임 권이혁 장관에 이은「학원자율화」제2대 장관으로서의 책무와 부담을 안고 문교행정의 총책을 맡았다.
19일 취임사에서 스스로 밝힌 것 처럼「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할 책임을 맡고「손문교」는 출발한 셈이다.
대통령 교육문화수석 비서관으로 3년 동안 교육행정 전반을 다루어 왔고, 특히 학원자율화문제에 관해 생소하지 않은 손장관은『지난 1년간 학원자율화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자율화」가「방임」은 아니라는 것이었다』고「반성적 평가」를 했다.
-학원자율화시책 추진은-.
『자율화는 수단일 뿐, 질서를 바탕으로 면학분위기가 조성되고 모든 학생이 학업에 전념토록 하는데 학원자율화의 참 뜻이 있다. 전임 권장관의 자율화 시책은 변함 없이 추진하겠다. 그러나 반드시 대학에 학내 질서가 회복되고 면학풍토가 조성되도록 한다는 전제 위에서 이를 추진하겠다.』
-타율지배의 오랜 타성으로 자율화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었고, 하루아침에 해소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울텐데-.
『문교부가 학원사태에 매달려 문교행정의 본령을 소홀히 하고, 대학이 학생들에게 학업에 전념토록 하지 못해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이는 대학만이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이다. 학원자율화 2년째를 맞는 올해는 자율화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한다.』
-자율화정착을 위해 앞으로 대학이 취해야할 대처방식은-.
『어떤 사태가 발생하면 학교는 그 소관 사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질서가 파괴되고 면학풍토가 흐려져서는 안된다. 학칙이 무시되고 학내질서가 파괴되거나 교권이 유린되고 학업에 전념하는 다수학생이 희생된다면 이는 대학교육 본연의 기능을 잃고 그 사명에도 위배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한다.』
-새학기는 시기적으로 자율화 정착기 이지만, 첫해 못지 않은 불안요인이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은데-.
『상당한 불안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비방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학은 학칙을 지키고, 자율화란 무한대의 자유가 아니라 학칙범위내의 자율이란 원칙을 거듭 강조할 수 밖에 없다.』
-학생세력이 지난 총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앞으로의 정국에도 이를 연장하려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 성북의 이철씨 처럼 학생세력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당선자까지 나와 복잡한 양상도 예견되는데-.
『학생의 정치참여는 선진국에서 그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처럼 남북분단상황에서 각 분야의 고유영역을 혼동할 때는 극복하기 어려운 혼란이 올 수 있다. 후진국의 혼란이 그런 기능의미 분화로 오고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보고있다. 그런 점에서 학생의 정치참여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비관적으로 생각해서 새학기에 예상되는 격동기를 어떻게 극복할 방침인가.
『뾰족한 묘안이 있을 수 없다 학교는 학칙을 지키고 자율화는 그 학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바탕 위에 설 것이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계기로 교육개혁 논의가 활발한데….
『앞으로 교육개혁 심의위원회가 구성되면 이에 참여할 각계각층의 교육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 문교정책에 반영하겠다.
모든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교육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심의위원회가 수렴하게될 교육제도전반의 문제점을 수렴하고, 학원사태에 매달려 교육본연의 기능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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