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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골절상 딛고 일어선 허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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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고 있는 허미정. [하나금융그룹 제공]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앞두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산에 오르던 중 넘어졌고,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치료를 위해 철심을 박았고, 한 달 반 동안 깁스를 해야 했다. 결국 손가락 부상으로 3개월간 클럽을 잡지 못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허미정의 지난해 마지막 경기가 됐다.

부상 악재 외에도 허미정은 지난해 내내 부진했다. 2014년 9월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 이후 단 한 번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허미정은 원래 퍼트가 좋은 선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들쭉날쭉한 아이언 샷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 그린 적중률 61.19%에 머물러 이 부문 134위였다.

손가락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클럽을 잡은 허미정은 재기를 벼렸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샷을 가다듬었고, 부상 이전의 상태까지 끌어 올렸다. 올 시즌 세 대회에서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샷감이 조금씩 돌아오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허미정은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애라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기아 클래식에서 모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8언더파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허미정은 올해 44위-42위-컷 탈락-12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샷감이 향상된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허미정은 기아 클래식에서 가장 고감도 샷감을 뽐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린 적중률 82%(59/72)로 우승자 리디아 고의 기록(85%-61/72)에 버금 갈 정도로 일관된 샷을 보여줬다. 샷이 안정되다 보니 더블 보기 이상의 실수가 나오지도 않았다.

올해 평균 그린 적중률은 73.02%다. 지난해 61.19%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이 부문 134위에서 36위까지 뛰어 올랐다. 하지만 퍼트감을 끌어 올려야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미정은 올해 온그린 시 퍼트 1.80개로 55위, 평균 퍼트 수 30.14개로 75위에 올라 있다. 기아 클래식에서도 평균 퍼트 수는 31개로 많은 편이었다.

허미정은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2015년 28.94개로 6위, 2014년 28.74개로 2위를 차지했다. 그린 적중률이 낮아서 퍼트 수가 적은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쇼트 게임과 퍼트 실력이 좋다. 31일 시작되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퍼트가 성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허미정은 기아 클래식이 끝난 뒤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아쉽다. 첫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퍼트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겠다”며 “퍼트감만 되찾으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고 의지를 다졌다.

JTBC골프는 ANA 인스퍼레이션 1~2라운드를 4월1일과 2일 오전 2시, 3라운드를 3일 오전 7시, 4라운드를 4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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