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잡지 뒷거래 갈수록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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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잡지의 불법유통이 심하다. 특히 미국잡지의 불법유통은 정상적인 수입업자들의 국내배포가 어려움을 겪을 정도. 음화잡지의 암거래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외국잡지의 수입은 33개 외서 수입허가를 받은 회사에서 맡아서 하고 있다. 그들이 외국잡지를 수입, 국내 서점·소매상등에 배포한다.
그러나 이들 수입업자 외에 외국잡지를 암거래하는 업자도 많다. 이들 암거래업자들은 수입업자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서점 등을 상대하고 있어 정상적인 수입업자들의 잡지가 서점에 진출하기 어렵다.
수입업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잡지, 특히 미국잡지는 일부 호텔이나 서점등에 조직적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이들의 판매가격은 잡지의 원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점등에 들어가는 미국잡지들은 심한 경우 1달러에 한화 4백원까지 낮게 거래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수입을 통해 항공료까지 포함하면 1달러에 1천5백원으로 팔려야할 잡지가 1달러에 1천원 수준에서 독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동대문·원효로 등지에 있는 이들 암거래 업자들이 취급하고 있는 잡지는 「피플」「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빌보드」「스포츠」「월드테니스」「젠틀먼즈 쿼터리」「마드므와젤」「하우스 뷰티플」등 다양.
이들에 의해 서점이 구입한 외국잡지는 「피플」의 경우 2천원 (수입상 가격3천원), 「월드 테니스」 2천원 (수입상가격 3천원), 「젠틀먼즈 쿼터리」는 3천원(수입상가격 7천원)등에 팔리고 있다.
암거래에 의해 공급되는 외국잡지는 수입상들이 배포하는 것보다도 시기적으로 늦지 않다. 즉 과월호 등도 없이 제때제때 공급되고 있다.
「플레이 보이」「플레이 걸」「펜트 하우스」「허슬러」「폭스」등 음화잡지도 외서상가·노점상등에서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 유명한 잡지의 경우 월별로 2천∼3천권 정도나 팔리며 이들 잡지도 거의 과월호가 아니고 제때 공급되고 있다.
외국잡지 암거래상들은 사고싶은 사람이 전화 주문할 경우 개별 배달까지 하고있다.
암거래상들은 외국잡지를 미군부대 근처에서 확보하고 있다. 암거래를 추적한 수입업자들은 이들이 『용산이나 오산등 기지촌에서 잡지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불법거래되는 외국잡지가 시기적으로 정상 수입품과 같이 나돌고 있고 그 물량이 단순히 읽고 난 후 유출되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음화잡지의 범람은 외국잡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져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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