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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마나"…관광안내책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내외 관광객이 매년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이용할만한 관광안내책자는 질과 양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관광선진국에는 대개 체계적·효율적으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대상지의 관광자원·관광코스·숙박·교통 등 각종정보를 수록한 관안내 책자를 많이 내 관광의 길잡이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전국민여행동태조사에 따르면 83년 10월∼84년 9월동안 우리국민의 순수관광여행 참가율은 83.6%로 연인원3천3백여만명이 관광여행을 했다. 같은 기간 중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백25만여명이었다.
한국은 세계 40위권의 관광국. 이렇게 관광한국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위한 안내책자·관광지도는 빈약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관광안내책자는 약60종. 장서용책자 30종, 휴대용 30종정도로 절대 수에 있어 빈약하다.
시판중인 것도 상당수는 한 권에 전국을 다뤄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홍보용 책자이거나 각 기관에서 펴낸 자료용 관광총람 등이다.
전문가들은 여행가이드북으로서 실질적· 구체적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한국의 여로」시리즈 (한국일보사간) ,「한국의 명산·대찰」 (한국관광문화연구소간) 「한국의 비경」(김인걸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최동욱저)등 몇 가지를 손꼽고 있을 정도다.
또 내용에 있어서도 교통·숙박시설과 요금 등의 최신정보를 싣고 있는 책자는 극히 드물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이들 정보를 제대로 수용치 못해 레저잡지가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텔안내책자는 한글판은 없고 한국관광공사에서 펴낸 영문책자 1종이 있을 뿐이다.
책의 체제도 가지고 다니며 볼 수 있도록 탄탄하게 제본된 휴대용 책자가 드물어 여행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관광안내지도의 경우는 현재 20여종이 나와 있으나 역시 여행객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장에 전국의 관광지를 모두 담아 내용이 부정확하고 정보량이 적은 것이 많다.
실제 여행을 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도는 10여종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도로에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설치돼 있어도 부정확한 것이 많아 실제 여행에 이용하는데는 한계가 많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표기 안내책자와 관광지도도 이러한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
84년 한국관광공사에서 발간한 안내서는 영·일·독·불·중·스페인·아랍어등 6개 국어 13종으로 1백70만 부를 공항·호텔·여행사 등에 비치, 무료로 이용토록 하고 있다.
지난83년 중국어와 아랍어 안내책자 오기문제로 호된 비판을 받은바 있는 관광공사는 많은 개선을 보여 서울지역안내 팸플릿의 경우 관광지· 문화재에서 쇼핑가이드·관광코스안내에 이르기까지 내국인용 책자보다도 세련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절대량이 부족하고 수록정보가 적어 외국인이 가이드 없이 여행을 하기에는 미흡하다.
각 시·도에서 발간하고있는 외국인용 안내책자는 홍보용 화보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단계.
관광지도의 경우는 내용부실에다 로마자 표기의 혼란까지 겹쳐 외국인을 당황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무부가 관광명소·휴게 및 숙박시설 등을 수록한 「도시가로 안내지도」 10장을 영문표기를 병기해 각 3천부씩 발간해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나 양이 부족한데다 시·도청 등에나가야 구할 수 있어 일반인이 구해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비해 구미나 일본 등 관광선진국의 관광안내자료는 『너무 많아 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별로 기호·소득수준·비용·계절 등까지 고려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책자가 수백종씩 나와있다.
프랑스의 경우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슐렝에서 내는 안내서는 전국 각 지역 뿐 아니라 구미 주요도시별로 역사에서부터 구체적 관광코스안내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고 상세한 내용을 담아 안내서 1권만 가지면 아무 지장 없이 해당지역의 관광을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돼있다. 또 일본 경도의 경우만 보더라도 조일신문사에서 지도책 1권을 포함, 7권 짜리 「여の백과」를 낸바있다.
관광 잠재력을 펼쳐 보일 86아시안게임·88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정보를 확충하고 보다 보기 쉽고 알찬 관광안내책자와 지도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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