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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헬스·사우나 등 "카메라폰 반입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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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앞으로 전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수영장 등 노출이 심한 공공 장소에서 카메라폰을 꺼내는 것은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위가 될 것 같다. 중국.홍콩에서 몰래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음란물이 범람하는 가운데 카메라폰이 된서리를 맞기 시작했다.

홍콩의 여성전용 헬스클럽.사우나 운영업체인 필립 와인은 올해 초 회원에게 "탈의실과 샤워실 등 일부 지역에는 카메라폰의 반입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카메라폰을 사용하는 회원을 제지하기 위해 전담 직원까지 배치했다. 홍콩의 '시즌스 스포츠 클럽'은 카메라폰을 어느 구역에서 금지할 것인지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8일 "대부분의 헬스클럽들이 탈의실에서의 카메라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관련 규칙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성 회원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찍어 이를 돌려보거나 인터넷에 퍼뜨려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개인을 음란한 구경거리로 만드는 범죄행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정부가 "법원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금지하는 규정은 있으나, 수영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이를 막는 규정은 없다"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자 이들 업체가 회원 보호를 목적으로 자체 금지규정을 만든 것이다.

카메라폰은 올들어 아시아 지역의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중 전세계 판매량의 80%를 차지했을 정도다. 카메라폰은 사진을 찍는 즉시 다른 카메라폰으로 보내거나 웹사이트에 올리고 e-메일로 뿌릴 수 있어 전파 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전세계 각국에서 특정 장소에서 카메라폰의 사용이나 소지를 금지하는 규정을 속속 만들고 있다. 미국.일본은 이미 수영장.스포츠센터 등 노출이 심한 공공장소에서 카메라폰의 사용을 금지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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