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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선거」실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영종도=김현일기자】30일 상오 전국최초로 합동유세가 열린 경기도 옹진군 영종도의 영종상업고교에는 유권자 4천명중 70여명의 유권자만이 선관위측이 마련한 연탄난로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동토선거를 실감.
연설회 시작시간인 상오 10시가 돼도 운동장에는 강추위 때문인지 후보운동원을 포함한 20∼30여명밖에 모이지 않아 선관위측과 후보자들은 연설순위등을 결정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50여명이 모인 상오10시36분부터 연설을 시작.
추운 날씨를 감안해 후보들은 법적으로 허용된 30분대신 15분씩 하기로 합의했으나 민한당의 이석용 후보는 단4분만에 연설을 마치기도 했다.
선관위가 급히 난로2개를 운동장에 피웠으나 유권자들은 주머니 깊숙이 손을 넣은 채 박수한번 치지않고 시종 냉담한 표정으로 연설을 들었으며 민권당의 곽인수 후보는 땅바닥에 엎드려 큰절로 박수를 호소하기도 했다.
첫 연설에 나선 신사당의 김정길 후보는 『이런 날씨에 선거를 하겠다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정부·여당에 화살을 돌렸고, 민한당의 이 후보는 일부러 두툼한 외투를 입고 등단해 『추운 날씨에 여러분을 괴롭히기 미안해 그만두겠다』며 4분만에 하단.
국민당의 김종면 후보는 도로포장 전기세반감등을 공약으로 걸었으나 청중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
시간이지나 날씨가 좀 풀리자 청중수는 좀 늘어났지만 그 숫자는 1백20여명 정도.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신한민주당의 이택돈 후보 같은 이는 하오 2시반으로 예정된 인근 용유도(유권자 약1천명)의 합동연설회는 아예 포기.
후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추워서야 연설할 맛도 안나고 더우기 몇 명 안되는 유권자들의 무반응 때문에 말할 신명이 나지 않는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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