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5 총선 열전지대(17)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의 정치1번지 종로-중구의 선거전은 과거 어느때보다 뜨겁다.
제5공화국 주도세력의 한사람으로 뿌리를 내린 이종찬민정당총무와 김판술의원으로부터 「고성」을 되찾아 재출발을 기약하고 있는 민한당 정대철전의원 및 거당적 지원하에 출마한 이민우 신한민주당총재가 맞불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민정당을 탈당한 오제도의원이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마쳐 더욱 전세가 혼미하다.
독립운동가 이회영선생의 손자이자 초대부통령인 이시영선생의 종손이라는 명문의 후광에 4년간 집권당의 원내총무로서 새 정계의 돋보이는 당역을 맡아온 이총무는 방대한 당조직과 원만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로 득표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심장병어린이의 치료 등 불우한 서민들을 위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쏟았던 이총무는 무허가건물 양성화법안·공유토지 분할에 관한 특례법 등의 통과를 위해 진두지휘한 업적을 집중 홍보. 특히 관내 중·고교교사들을 상대로 지난해 9월 실시한 교육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가 정부정책에 직접 반영돼 대통령산하에 교육개혁심의회를 설치하게 됨으로써 「힘있는」 의원임을 다시 한번 입증.
4년간의 정치공백중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씨는 이곳에서 8선을 한 선친 정일형박사와 폭넓은 여성운동을 계속해온 모친 이태영여사의 후광에 구신민·통일·민한·민권 등 야당세력을 총망라해 일단은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주장.
컴퓨터를 동원한 조직관리로 인사장·연하장·선전물을 능률적으로 배포하고 입당권유모임·당원단합대회 등을 하루20∼30차례씩 다발적으로 가져 기반을 넓혀 나가고 있다.
신한민주당이 정씨를 겨냥해 이곳을 서울성북과 함께 「정책지구」로 결정, 모험을 무릅쓰고 당수를 출마시킨만큼 신당의 이총재도 만만찮은 기세다. 뒤늦은 출발이지만 과거 이곳의 투표성향이나 정치1번지로서의 유권자의식수준을 보아 쉽게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상도동쪽으로부터 상당한 물심양면의 지원이 있고 신한민주당의 당력을 총집중하고 있어 급격한 상승무드.
무소속의 오씨는 「반공검사」로서의 이미지와 이곳에서 9대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탕과 이북 및 교회표를 기반으로 하여 추격을 하고있다.
◇출마자
▲이종찬 49 민정 원내총무
▲정대철 42 민한 전신민의원
▲이민우 70 신민 당총재
▲한상필(여) 59 민권 전교사
▲이상윤 36 신민주
▲권종우 45 자민 상업
▲오제도 66 무 11대의원

<진해-창원-의창|두 현역에 3선관록 합류|전술·장기 모두 달라 다양한 선택의 기회>
민정당에서 유일하게 4년 내리 국회상임위원장을 맡은 배명국의원과 국민당의 김종하원내총무의 현역의원에, 이곳에서 3선의 관록을 지닌 황낙주 전신민당원내총무가 민한당으로 출마해 11대에 이어 12대에도 전국적 관심을 끄는 격전지구가 됐다.
때문에 후보자 3명이 아차하는 순간 누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지니고 있으며 3명 모두가 2명의 상대를 같은 비중으로 공격·방어하고 있다.
또 3명이 구사하는 전술과 내세우는 장기가 모두 달라 유권자로선 그야말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얻은 셈.
민정당의 배후보는 육사출신으로 권력의 핵과 선을 대고 있을뿐 아니라 6형제의 막강한 물량지원을 받고 있으며 후보 자신이 여러 형태로 명실상부한 「힘」을 입증하고 다닌다. 자신과 백씨인 배명인법무장관, 건설업을 하는 실제가 모두 진해중·고동창이라 울타리가 두텁고 흥하는 집안의 운세를 타고있다.
마산∼진해간의 장복터널, 올림픽 제2선수촌 유치, 창원공단입주업종 제한철페, 경남도청이전 등 숙원사업성취에 미친 자신의 업적을 표와 연결시키는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당의 김총무는 시간이 갈수록 야무지다는 평판. 지난 선거때 물려받은 황씨의 조직을 뺏기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오히려 새 조직을 착실히 덧붙였다고 주장한다.
사람을 끌어들여 묶는 재능이 보통이 아니라고 다른 후보들이 내심 혀를 찬다. 김해김씨의 사조직이 강하고 근거지가 인구가 제일 많은 창원이란 점이 유리하나 야당=황씨로 되어있는 벽을 과연 어떻게 깨느냐가 관심거리.
민한당의 황후보는 4년 공백으로 인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권자들이 자기를 다시 기억만 해준다면 승산은 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유신정권때 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투쟁하던 자신의 얘기가 담긴 논픽션물을 가가호호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생각과는 달리 민정·국민당 후보의 방어가 만만치 않고 구연이 끊긴 신한민주당의 상도동계가 운동원을 보내 30대청년 엄판호씨를 지원해 심기가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출마자
▲배명국 49 민정 국회상공위원장
▲황낙주 56 민한 전신민원내총무
▲김종하 49 국민 원내총무
▲엄판호 33 신민 전경남대강사

<정주-정읍-고창|여야 우열 못가릴 4파전|야후보 정읍쪽으로 몰려…고창공략이 변수>
진의종총리(민정)와 김원기의원(민한)이 안정세를 구축했던 이 지역은 진총리가 전국구로 빠지고 야권에서는 새로운 강자들이 뛰어들어 여야가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혼전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 7만6천명의 고창에서는 진총리대신 경찰간부출신의 전종천씨가 여당의 교체주자로 나섰고 고창보다 4만여표가 더 많은 정주정읍(11만7천명)쪽엔 김의원외에 유갑종씨(신민주당·8대의원)와 이원배씨(신한민주당)가 몰려 전씨와 함께 4파전의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먼저의 진총리에 비해 지명도가 크게 뒤떨어져 초반에 다소 고전하던 전후보가 야당후보들이 정읍쪽으로만 몰린 「지리」도 있고 해 차츰 안정권에 진입하고 있고 야권은 민한당의 김의원이 신당바람을 업은 유·이후보의 추격세를 쉽게 따돌리지 못하고 있는 형세.
민정의 전씨는 고창읍에서 나서 33년간 경찰에 몸담으면서 고창에서도 7년간 봉직해 지면이 있는데다 총리가 천거한 사람임을 내세워 『길러준 고향에 보답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전씨는 특히 정읍쪽이 생면부지라 자신을 알리는 당보와 팸플리트를 들고 자연부락단위까지 파고들고 있는 중.
11대에서 당6역으로 제1야당내의 위치를 굳힌 민한당의 김의원은 이제 3선고지를 점령, 야당의 인물로 부상키 위한 전력투구에 돌입.
지난 4년동안 단 두 번의 단합대회밖에 치르지 못할 정도로 취약한 재력이 약점이나 최근에는 조직에 기름칠을 위한 자금도 다소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
구신민당의 8대의원을 지낸 유후보는 국회의원 당시의 사진과 긴급조치위반 등으로 교도소수감 당시의 사진을 함께 실은 팸플리트에 「누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것인가」라는 구호를 담아 지역구에 뿌리면서 야당투사에 표를 모아 달라고 호소. 유씨는 정읍쪽에서는 상당한 상승기류를 타고 있으나 고창의 기반이 없는게 약점.
신한민주당의 이후보는 정읍농고와 서울대법대의 학맥, 6천가구의 전주이리씨문중, 인촌의 집안인 김상흠전의원 비서관을 오래 지낸 탓으로 고창쪽 기반도 있다는 강점에다 재력까지 타야당후보보다 월등해 최근에는 김·유후보를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부상 중.
◇출마자
▲전종천 58 민정 지구당위원장
▲김원기 53 민한 11대의원
▲유종기 47 국민 지구위원장
▲이원배 53 신민 전의원비서관
▲유갑종 56 신민주 8대의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