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어르신, 틀니 싸게 해드릴게요" 노인 상대로 무면허 치과치료한 일당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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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틀니 참 비싸죠? 10분의 1 가격으로 해드릴게요.”

싼값에 틀니나 보철 치료를 해주겠다며 노인들에게 접근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치기공사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치과의사가 아닌데도 틀니나 보철 치료 등을 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로 치기공사 이모(5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56)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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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기공사로 일하며 치과 치료 지식을 얻은 이씨 등은 과거에 치과의사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경기도 성남의 복지관을 찾아 노인들에게 접근했습니다. 면허도 없이 무료로 틀니나 보철 치료를 해줄 것처럼 환심을 산 것입니다.

<틀니·보철 치아 제작 작업장을 압수수색하는 장면 (서울 강동경찰서 제공)>

소문이 퍼지고 손님이 모이자, 이들은 틀니를 50~60만원, 보철 치료는 10만원 정도의 돈을 받고 무면허 치료를 해줬습니다. 치기공사 경력이 20여년에 달하는 이들은 그동안 배운 지식을 동원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국소 마취제를 잇몸에 직접 주사하기도 했습니다. 면허 없이 인체에 주입하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데도 이를 숨긴 것입니다. 특히 주범인 이씨는 과거에도 같은 범행을 저질러 수감생활을 했고, 2012년 출소한 뒤 또다시 무면허 치과진료를 했다고 합니다.

이씨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2014년부터 지난달 11일까지 200여명을 치료하고 6000여만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대부분이 노인인 피해자들은 싸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틀니는 70세 이상 환자에 대해서만 7년에 1회만 의료보험이 적용되는데다, 치료비도 400~500만원에 달한다”며 “이점을 노리고 서민들이나 노인들을 현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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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보철 치아 제작 도구와 작업장 [사진 서울 강동경찰서]

또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틀니와 보철물을 제작한 작업장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어 위생 상태가 위생상태가 불량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씨 일당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로 수사 할 방침입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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