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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의 의욕 "월드컵 예선 전승-무실점 기록 이어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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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2015년에 최고의 한 해를 보인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6년 첫 A매치를 앞두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안산 와~스타디움에 소집돼 공식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레바논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7차전을 치른 뒤, 27일 태국 방콕에서 태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당초 29일 치를 예정이었던 쿠웨이트와 월드컵 2차예선 최종전은 무산됐다. 쿠웨이트축구협회가 축구협회 임원 선임 등에 대한 정부 간섭을 배제하도록 협회 정관을 고치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지난해 11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표팀 소집 명단에 오른 23명 중에 석현준(FC포르투), 구자철, 홍정호(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도르트문트)는 소속팀 일정으로 22일 합류하게 돼 이날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활짝 웃는 한 해를 보냈다. 1월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6월부터 치른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레바논·태국전에서 역대 최다 연속 무실점과 무실점 승리 기록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 북한전 0-0 무승부 이후 11월 17일 월드컵 예선 라오스와 홈경기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중이며, 지난해 9월 3일 라오스와 원정 경기부터 11월 라오스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레바논·태국전에서 모두 무실점하고, 승리까지 거두면 8경기 연속 무실점(1970년),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1978·89년) 기록을 깬다.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1월 이후 첫 A매치인만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도 "최종 예선 진출이 확정됐지만 이번 한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실점, 전승 기록에 대해 "이런 건 적극적으로 보도해 선수들이 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건네면서 "현재 월드컵 예선에서 전승과 무실점 기록을 동시에 이어간 팀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런 좋은 기록들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올해 첫 A매치다.

"11월 이후 처음 열리는 A매치다. 코칭스태프는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최종예선에 이미 진출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거둔 성적을 생각하면, 이번 한 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지난해 해온 게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더 집중해서 준비하겠다."

- 이번 경기에서 중점적으로 점검할 사항은.

"이번 경기를 통해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 점검하고 싶다. 기회는 주어졌으니 이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 이정협이 재합류했다.

"우리 팀의 철학대로 움직이고, 운영해야 한다. 이정협은 처음 발탁됐던 시기를 보면 무명의 선수에서 대표팀까지 오게 돼서 훌륭하게 아시안컵을 치렀다. 그러나 본인에겐 책임이 없는 불의의 부상을 당해 한동안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했다. 대표팀을 위해 헌신하고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를 다시 불러들여 기회를 주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정협이 소속팀에서 2경기 골을 못 넣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공격수들에게 원하는 장면이 있다면.

"공격수들에게만 이야기할 게 아니다. 우리는 공격에서부터 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져서 무실점 수비를 하고, 좋은 경기를 했다. 수비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좋은 장면이 나와야 한다. 단순히 최후방에서 킥만 하면 어려움이 많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 석현준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포르투 이적으로 한단계 더 성장한 계기가 됐다. FC포르투 같은 팀은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팀이다. 그곳에서 주전 경쟁을 하고 있으면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또 뛸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한단계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 대표팀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에 따른 전략 구상에 어려움은 없었나.

"구상의 변화가 있는 건 사실이다. 오재석을 대신해 김창수가 들어온 건 뛰는 포지션이 같아 구상에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지동원은 측면 공격수로 생각하고 발탁했는데 대체 인원으로 주세종이 들어왔다. 측면에 남태희, 구자철로 기용하는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 무실점 기록을 앞두고 있다.

"이런 것은 적극적으로 보도해서 선수들이 모두 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했으면 한다(웃음). 월드컵 예선에서 다른 조 상황을 보면 카타르가 전승이고, 일본이 무실점이다. 전승에다 무실점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런 좋은 기록들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만약 이번 경기가 최종예선 진출이 걸린 중대한 경기였다 해도 이번 라인업으로 구성했을건가.

"한 가지 빠진 점이 있다. 이번 소집 시기가 K리그 개막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뤄졌다. 비교 대상이라고 할 만 한 자원이 적어 현재 선수들을 소집했다. 다음 번 소집까지 두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K리그를 지켜보면서 이들을 대체할 만 한 선수가 나오면 고려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있었다. 레바논전이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이렇게 봅았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불린 선수들은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안산=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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