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항상 공허함으로 남는 게 현실 정치"···정치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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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언제나 선거에서는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항상 공허함으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 정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현재 선거로 인해 법안 통과 등 많은 시급한 일들이 멈춰서 방치되고 있다. 선거 기간동안 멈춰있는 3~4개월 동안 국민들을 위해 정치권과 국회가 아무 일도 못하고 오직 각자의 정치만 하고 있다면 그만큼 잃어버린 시간들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각 당의 (공천) 일정이 마무리되면 국민들과 국가 경제보다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제 정부에서 시급하게 처리를 요청한 법안들이 통과되는 것이 요원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선거 기간 동안 손을 놓지 말고 경제의 바퀴를 지속적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선거 때문에 많은 것이 멈춰있지만, 정치가 멈춘다고 경제도 멈추고 민생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는 것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세계 경제도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경제가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또다른 IMF와 같은 국가적위기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며 “수석들과 각 부처에서는 이런 시간들이 낭비되지 않도록 통과되지 않은 경제 법안들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만약 그냥 몇개월씩 허비하다 보면 국가 경제의 원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금이나마 남은 불씨도 완전히 꺼버릴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는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채택했고 지난주 미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보다 더 포괄적이고 강력한 대북제재법 이행을 위한 행정명령을 채택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채택된 지금도 최근 김정은이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시했듯이 끊임없이 무모한 도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러한 국제사회의 제재안들이 채택되지 않았다면 북한은 더욱 무모한 도발을 강행했을지도 모른다“며 “지금은 한반도의 앞날에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에서는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철저한 준비와 대비 태세를 갖춰서 이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고 선거로 인해 잃어버린 시간으로 인한 경제가 뒷걸음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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