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유리한 기사 써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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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자신의 아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독일의 영자(英字) 스포츠신문을 통해 평창에 우호적 기사를 게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평창유치위 측으로 하여금 1백부에 대한 1년간 구독료 2만달러를 신문사 측에 지급토록 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또 金위원은 중동지역 국가의 한 IOC 위원에게 프라하 현지에서 "평창을 뽑지 않는 게 좋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IOC 위원은 우리 측 고위 관계자에게 "金위원이 그렇게 말하는데 어떡하면 좋겠느냐"고 상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차 체코 프라하에 金위원과 함께 갔던 다수의 체육계 인사와 평창유치위 관계자에 의해 확인됐다.

프라하 총회에 참석했던 한국 측 체육계의 한 인사는 이날 "金위원이 평창 유치위에 구독을 권유한 '스포츠인테른'은 金위원의 아들이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金위원이 '개최지 표결을 앞두고 우호적 기사를 게재해야 한다'며 구독토록 했으나 우호적 기사는 나오지 않고 '金위원이 부위원장 출마에 따라 평창 유치가 어려울 것'이란 기사만 나왔다"고 말했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스포츠인테른의 구독료 2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 구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말하고 "그러나 어떤 경위를 통해 별 실익도 없는 그같은 독일 신문을 구독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특위'는 이날 간사회의를 열어 김운용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고건(高建)총리도 이날 국회에서 평창 유치를 위해 金위원에게 IOC 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신중돈.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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