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브로맨스, 그리고 최고의 제작진"
'태양의 후예' 주역들은 신드롬의 이유를 이렇게 꼽았다. 김은숙·김원석 작가의 탄탄한 대본, 이응복·백상훈 PD의 연출이 하나의 하모니를 이뤄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했다는 얘기다.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야기의 양축은 로맨스와 브로맨스라고 설명했다.
16일 서울 강남의 스튜디오에서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 '구원커플'진구·김지원 등 주연 4인방을 만났다. 이들이 함께한 자리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감사함을 전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군 전역 후 한층 성숙한 매력으로 돌아온 송중기, 오랜만에 밝은 캐릭터로 돌아온 송혜교, 드디어 인생작을 만나 꽃 피운 진구와 김지원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태후열풍'에 대해 이야기 했다. 송중기는 "주변에서 흐름이 속전속결이라 시원하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공감이 된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대본의 깊이가 느껴지실 것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촬영은 이미 끝났다. 어떻게 지내나.
(송중기) "시청자 입장에서 보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촬영하지 않고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게 아직 어색하다."
(송혜교) "매주 수·목요일을 기다리면서 보고 있다. 워낙 찍은 지 오래라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더라. '구원커플'은 실제로 촬영하는 걸 못 봤기에 방송으로 재밌게 보고 있다."
(진구) "난 반대로 '송송커플'을 못 봤다. 방송에 '송송커플'의 분량이 많아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모니터를 하고 있다."
(김지원) "집에 있으면서 재방송까지 챙겨보고 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서 앞으로 채워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태양의 후예'의 매력은 무엇인가.
(진구) "브로맨스다. 송중기와 톰과 제리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정과 의리가 갈수록 호감으로 다가간다. 남녀 커플들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군인들이 나오는 드라마다 보니까 군인들의 끈끈한 우정이 관전포인트다. 앞으로 많이 나오니 기대해달라."
(김지원) "커플 매력이 다르다. 아무래도 '송송커플'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커플이고, '구원커플'은 이미 전부터 진행된 커플이다. 만나지 못하는 애절함을 지니고 있다. 커플들의 각기 다른 매력이 또 하나의 재미인 것 같다."
-군 전역 후 첫 작품으로 군인이라는 직업을 택했다.
(송중기) "직업은 개의치 않았다. 대본이 좋아서 선택했다. 멜로이기 때문에 로맨스를 많이 강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남자들끼리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났다. 그리고 우리 드라마는 의사와 군인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 자체가 신선한 것 같다. 의사는 그간 드라마에서 많이 소개됐지만, 드라마에서 군인은 신선한 소재가 아닌가. 그래서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
-최고의 작가·연출진과 작업한 소감은.
(송혜교) "정말 운이 좋게도 좋은 감독님·작가님과 작품을 했다. 좋은 분들과 함께해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다. 좋은 작품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일단 지금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것처럼 글이 재밌었고 현장에서 다음 회가 언제 나오나 항상 대본을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즐겁게 촬영했다. 이응복 감독님은 '비밀'이라는 작품으로 멋진 연출을 보여주셔서 많이 기대를 했는데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감독님의 연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 너무 수고하셨다. 시간이 지나고 지금 이렇게 한 걸음 물러나서 보니까 정말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러모로 많이 배운 현장이었다. 배우들도 훌륭하고 멋졌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송중기) "사전 제작이라서 더 욕심이 컸다. 연기 외적인 건 모르겠지만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좀 아쉬운 부분이 보이더라. 더 잘했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계속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김원석 작가님의 '피스 메이커'와 김은숙 작가님의 '멜로'가 잘 버무려졌다. 내 생애 최고의 대본이었다. 10번이고 20번이고 계속 대본을 보면서 촬영했지만 볼 때마다 설레고 좋았다."
-'태양의 후예'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김지원) "'태양의 후예'는 멜로와 휴먼이 섞여 있다. 재난 같은 부분이 있다 보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군대라는 소재를 접목해서 멋진 그림들이 나온다. 재밌다기보다는 좀 더 멋있고 감동적인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어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
(송혜교) "가벼울 땐 가볍고 무거울 땐 무겁고 발란스가 잘 맞는 것 같다."
(송중기) "현실에서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쓸 순 없겠지만 굉장히 공감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흐름이 '속전속결'이라 시원하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김은숙 작가님이 강조하던 '공감 가는 판타지'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하지 말입니다' 말투가 요즘 유행이다.
(송중기) "부대마다 다르긴 한데 전 군대에서 많이 쓴 말투였다. 선임이나 간부들에게 많이 썼다. 그래서 어렵지 않았다. 대본상엔 어려움이 없었다."
-송혜교의 경우 오랜만에 하는 밝은 캐릭터다.
(송혜교) "'풀하우스' 이후 밝은 캐릭터는 오랜만이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어떠한 작품의 캐릭터를 선택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대본을 받고 너무 재밌게 읽어서 작품에 끌렸다. 처음에 캐릭터는 극 중에서 그려지는 모습보다 얌전했다. 하지만 작가님이 저를 만난 후 밝은 기운을 많이 올려 이전보다 입체적으로 바뀐 캐릭터다. 처음엔 감이 잘 안 잡혔는데 그래도 같이 호흡하는 배우들이 잘 맞춰줘서 그 느낌을 빨리 찾았다."
-연하 배우와의 호흡이 처음이다.
(송혜교) "연하 배우와의 호흡은 처음이다. 감사하다. 멋진 연하 배우와 함께 연기하게 돼 영광이었다. 내 또래 여배우들이 상대 배우와 기본적으로 5살 정도 차이가 나던데 우린 3살 차이다. 그에 비하면 별로 차이가 안 나는 것 같다. 현장에서 노인 취급을 받긴 했지만 몸 상태는 나보다 나이가 먹은 것 같다. 자주 아프더라. 다음엔 더 어린 연하 배우와 연기하고 싶다.(웃음)"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대본이 가볍다는 지적도 있다.
(송중기)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대중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면 그것도 매력이 없을 것 같다. (대본이 가볍다고 지적하는 분들은) 방송을 끝까지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그 다음에도 비판하실 게 있다면 개인적으로라도 인터뷰하겠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 안에 있는 깊이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감히 건방지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자신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의사와 군인들의 인류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대중들에게 사랑받으려면 로맨스 드라마이기 때문에 로맨스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긴 한다. 하지만 대본엔 자신이 있다. 대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엄청나다.
(송중기) "중국에 사는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알고 있다. 근데 실제로 중국과 일본에서의 인기는 잘 모르겠다. 혹시라도 더 많이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내 자신이 달라질 건 별로 없을 것 같다. 스스로한테 다잡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근데 회사 매출은 좀 달라질 것 같다.(웃음)"
(송혜교) "약간 한류가 침체되고 있었는데 모두가 함께 만든 작품이 다른 나라에서 사랑을 받는다니 기분이 좋다. 다시 한 번 한국 드라마의 힘을 보여준 것 같다."
-현장에서 본 송중기의 매력은.
(송혜교) "매너가 좋고 스태프를 잘 챙긴다. 신인 배우들 컨디션도 체크하고 남자배우로서 여배우에 대한 예의를 최대한으로 지킨다. 최고의 남자 상대배우다."
-처음 체험해본 사전 제작 드라마 시스템은 어땠나.
(송혜교) "사전 제작드라마는 처음이다. 촬영이 생방송으로 진행될 때보다 몸이 많이 편하다. 대본이 다 나와 있다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게 행복이다. 하지만 완전 사전 제작이다 보니 1부 찍다가 8부 찍다가 5부로 갔다가 3부로 간다. 이렇게 되니까 감정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생방송 촬영 때보다 힘들 때가 있었다. 조금씩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생방송을 하다보면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돼 캐릭터에 빠져드는 게 있는데 그 순간의 감정에 몰입해서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조금 힘들었다. 사전 제작 드라마를 꼭 고집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작품이 좋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다면 사전 제작이 아니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와인 키스가 인상 깊었다.
(송중기) "감독님과 마찬가지였겠지만 공을 많이 들였다. 첫 키스신이었다. 사전 제작이니 대중의 반응을 아직 모르지 않나. 그래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찍을 때 당시는 그런 생각이 많아서 그런지 좀 더 진지했다."
-촬영장에서 유행어는 무엇이었나.
(송중기) "드라마 촬영 끝날 때까지 진구 형이 계속 날 따라 했다. 3회 엔딩에 '그럼 살려요'라는 대사가 있다. 대본 보면서 '우와' 했던 장면인데 어떻게 이걸 잘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 장면은 시진(송중기)이가 모연(송혜교)이에게 모든 걸 거는 장면이다. 그래서 인상이 깊었는데 진구 형이 현장에서 계속하고 다녀서 유행어였다."
-송중기와 유시진 얼마나 비슷한가.
(송혜교) "80% 정도 비슷하다. 실제로 6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본 중기는 유시진보다 속이 더 깊다. 하지만 말은 유시진이 더 잘하는 것 같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