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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 동맥경화 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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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남극기지를 방문했을 때 펭귄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펭귄은 영하 89도까지 내려가는 남극에서 월동을 하려고 몸에 많은 지방을 비축하지만 동맥경화를 일으키지 않거든요.그래서 해부를 해봤더니 혈관이 매우 깨끗했고, 위 속은 크릴로 가득 차 있었지요."

지난달 28일 세계식생활문화연구원 주최 '크릴의 식량자원화'심포지엄에 참석한 우루과이 의과대학 B 엔젤 그릴로 박사(전 WHO 부회장)는 남극에서 대량으로 서식하는 크릴이 미래의 건강식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크릴은 우리나라에서 크릴새우로 통하지만 실은 동물성 플랑크톤이다.길이는 6㎝ 내외로 무게는 1g 정도.

크릴이 혈관에 유익한 것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가 풍부하기 때문.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EPA와 항염증 및 항지질.항당뇨 억제효과가 있는 DHA, 망막세포와 뇌기능을 돕는 DPA가 모두 들어있다.

그는 토끼를 대상으로 자신이 연구한 결과를 보여줬다. "토끼에게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3개월 공급해 동맥경화를 야기한 뒤 크릴에 함유된 오메가3를 투입했습니다. 그 결과 혈관을 막는 노폐물이 줄어들면서 혈관벽의 혈전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그는 또 크릴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기 때문에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미량원소들도 함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펭귄이 혹한에서도 60일 동안 먹지 않고 알을 품는 사실을 볼 때 크릴에는 추위를 견디는 결빙방지물질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크릴은 새우와 달리 살만 먹는다. 깊이 30~50m 심해에 살기 때문에 껍질에 발광물질이 있기 때문. 과거 사료나 낚시 미끼로 이용되던 것이 식량자원화 한 것도 껍질에 들어있는 불소성분을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다.

한편 이날 한국해양연구원 신형철 박사는 "선진국들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크릴의 자원관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식량에서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효소제품이나 키토산제품 등의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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