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찾는 6000명 중국 유커 군단…1500마리 '별그대 치맥 파티'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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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요즘 '외국 손님' 맞이 준비로 정신이 없다. 이달말 유커(遊客·중국 관광객) 6000명이 한꺼번에 인천을 찾기 때문이다. 2011년 중국 바오젠(保健)그룹 소속 임직원 1만여 명이 크루즈 선박을 이용해 제주도를 관광한 적은 있지만 항공편으로 오는 단체관광객으로는 이번이 역대 최대급 규모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廣州)의 아오란(奧藍·AURANCE) 국제뷰티그룹의 임직원 6000명이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인센티브 관광 차원에서 방한한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눠 27일과 28일 잇따라 입국한다. 6박7일의 일정 중 4박을 인천에서 보낸다. 숙소는 오라카이·라마다송도·하버파크 등 인천 26개 호텔 1500개 객실을 사용한다. 인천의 호텔로도 부족해 서울과 경기도 안산·시흥의 호텔까지 동원될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동을 위해 관광버스도 140대나 동원된다.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에 인천시는 월미도 갑문 매립부지를 임시주차장으로 내줬다.

28일 오후 5시에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4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맥' 파티가 열린다. 중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전지현이 먹던 치맥을 유커들이 한국 땅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 동원되는 치킨만 1500마리. 주관 여행사는 조달 방법을 고민하다 인천에 본사를 둔 치킨업체와 협약을 맺고 행사 당일 인천 50개 소속 점포를 총동원해 치킨을 공수하기로 했다고 한다. 월미도 해변 300m 구간에는 이들이 치맥파티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750개와 의자 4500개도 설치된다.

문제는 29일과 3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예정된 기업회의, 한류콘서트 등 공식 행사 때 점심과 저녁식사를 해결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거다. 그룹별로 식사를 하더라도 동시에 3000명이 들어갈만한 곳이 없다. 장소를 분사하면 해결되지만 아오란 측은 모두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특별히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지역 내 주요 식당을 총동원해 식사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하지만 아오란 측이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니 주차장을 식당으로 꾸며서 쓰자"고 요청하면서 송도 컨벤시아 지하주차장이 임시 레스토랑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는 행사 이틀 전부터 지하주차장을 폐쇄하고 테이블·의자·현수막·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392면 규모의 주차장 절반 정도를 사용해 임시 레스토랑을 꾸밀 예정이다. 당일 점심·저녁 식사 땐 3500명은 컨벤시아 1∼3층에서 2500명은 주차장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중국 단체 관광객 한 팀이 다녀가는데도 숙박·식사·쇼핑 등으로 인천에 120억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며 "중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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