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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부모님과 대화는 하지만 말은 안 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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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원외고지부

예비고교생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화 시간은 많지만, 소통에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HolgersFotografie, 픽사베이]

예비고교생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화 시간은 많지만, 소통에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HolgersFotografie, 픽사베이]

최근 ‘동상이몽’, ‘엄마가 뭐길래’, ‘유자식 상팔자’와 같은 가족 간의 소통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가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지난달 춘천의 예비고 1학년 100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하는 학생의 비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자녀와 부모가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결과였다. 그러나 부모님과 소통이 안 된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답변이 82%에 육박했다. 즉, 대화 시간은 많지만, 진정한 소통에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읽혔다.

김영희(16·가명) 양은 평소 외모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김 양의 어머니는 딸이 화장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거부한다. 이 때문에 모녀간의 갈등의 깊어지고 있다. 김 양은 “무조건 반대하시기 보다, 내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기준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최은석(16·가명)군은 마이스터고로 진학했다.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교 특성에 대해 은석 군의 아버지는 불만이 많다. 최 군은 “대학은 취업 후에도 언제든지 갈 수 있는데 고정관념을 갖고 계신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처럼 갈등은 두 학생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문제였다. 다음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부모자녀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을 조사한 결과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미용, 진로 등의 의견 충돌(52%)·잔소리(21%)·대화 부족(17%)·성격 차이(5%)·가정 분위기(2%) 순으로 부모 자식 간 소통 방해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게임, 운동 등의 취미 공유하기'(33%), '가족 여행, 반려동물 키우기 등 여가 시간 함께하기'(20%)와 같은 노력을 꼽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박민수(16·가명) 군은 “가족여행을 하면 좋은 분위기에서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 위해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한외숙 기획운영팀장을 만났다. 상담복지센터는 9~24세 청소년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하는 기관이다.

한외숙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기획운영팀장

-부모가 알아야 할 청소년의 특징이 있나요.
"청소년기의 특징 중 하나는 기성세대를 좋게 느끼지 못한다는 거죠. 살갑게 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반항하고 싶고, 충동적일 때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지내며 짜증날 때에는 참기도 하는데 집에 오면 가장 만만한 게 부모님, 특히 어머니이다 보니 짜증을 어머니에게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욱하는 경우도 있고요. 나쁜 의도를 갖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에 대해선 부모님이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평소 학생들과 상담할 땐 어떻게 대화를 유도하시나요.
"상담을 하러 오는 학생들은 다양합니다. 자발적으로 오는 학생의 경우는 그저 주의 깊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죠. 부모님께 끌려와 억지로 상담을 받는 학생들은 상담주제와 다른, 예를 들어 그들의 관심사나 취미에 관련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고 함께하다 보면 친밀해질 수 있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연답니다. 이런 것을 소위 ‘라포’라고 하죠."

-부모와 자녀의 의견충돌을 막기 위해 청소년과 부모님이 각각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앞서 말했다시피 청소년기에는 그냥 이유 없이 짜증이 나요. 감정 컨트롤도 힘들고요. 그런데 많은 경우 자녀의 사춘기와 부모의 갱년기가 겹치죠. 따라서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답니다. 그래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짜증을 내고 싶을 때도 참는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또 칭찬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듣고 싶어 한답니다. 부모님께 '고마워요' 한마디 하는 게 관계 개선에 정말 많은 도움을 줄 겁니다."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과 청소년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모에게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청소년은 한창 예민하고 방황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고 안정이 돼요.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죠. 또 자신이 나이 들어서 대접받고 싶은 만큼 현재 청소년 자녀를 대하면 좋겠어요. 청소년은 이해받고 사랑받고 지지받으며 자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답니다."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청소년은 부모님의 이해와 배려 그리고 취미생활 공유, 진솔한 대화 등이 부모와 자녀 사이 소통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더 진정한 소통, 마음의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상호 간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외숙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기획운영팀장과 TONG청소년기자단 강원외고지부

한외숙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기획운영팀장과 TONG청소년기자단 강원외고지부

글=김혜린·정의서·조수아·이소현·송나리(강원외고 1), 사진=정의서(강원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강원외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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