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짙은 먹구름 걷히니 변액보험 햇빛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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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최근 주식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보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객이 낸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 상품의 수익률이 최고 연 15%에 달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 상황에 따라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좋아졌다고 섣불리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액보험은 일반 보험과 달리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투자 위험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는 사람만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액보험 수익률 천차만별=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로 펀드를 만들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일반 보험과 투자신탁의 성격을 섞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확정금리나 변동금리를 주는 일반 보험과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변액보험은 어느 보험사에 돈을 맡기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6개 보험사의 최근 6개월간 변액종신보험 수익률(지난 4일 기준)을 비교해 보면 주식에 일부 투자하는 혼합형의 경우 메트라이프생명이 연 15.9%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푸르덴셜생명(연 12.26%)이었다. 교보.삼성.대한생명은 연 6~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변액종신 중 채권형의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교보생명이 연 7.14%로 가장 높았으며 대한.삼성.푸르덴셜.메트라이프.신한생명은 연 4~6%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밖에 SK생명이 최근 변액종신보험을 발매했다.

변액연금은 변액종신보다 펀드의 종류가 다양하다. 변액연금을 발매한 지 석달밖에 안되는 메트라이프생명을 제외한 3개 보험사의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혼합형의 경우 삼성생명이 연 8.46%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교보생명은 연 5.58%, 대한생명은 2.44%를 기록했다. 채권형은 교보.대한생명이 연 7%대, 삼성생명은 연 6%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삼성생명은 신상품 준비를 이유로 당분간 변액연금의 신규 가입은 받지 않고 있다.

자신이 가입한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궁금한 사람은 해당 보험사에 물어보거나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생보협회에서는 최근 3개월.6개월.1년간의 수익률과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을 공시하고 있다.

◇펀드 갈아타기도 가능=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별로라고 생각한다면 같은 상품의 다른 펀드로 돈을 옮길 수 있다. 예컨대 A보험사의 변액연금보험 채권형에 가입했고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혼합형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보험료의 일부는 채권형에 투자하고 일부는 혼합형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 펀드를 변경할 때는 약간의 수수료를 내야 하며 변경 횟수에도 제한이 있다.

A보험사에서 B보험사로 옮길 수는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보험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한 경우 증시 상황에 따라 융통성있게 돈을 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시 상황이 좋을 때는 혼합형 위주로 투자하다가 상황이 나빠지면 채권형으로 옮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입할 때 유의점=변액보험은 고객이 투자위험의 대부분을 책임지지만 보험사도 일정부분 책임을 나눠지는 것이 특징이다. 변액종신의 경우는 보험사가 최저 수익률을 보장하고 변액연금은 원금만 보장한다. 고객이 전적으로 투자위험을 떠안는 일반 투자상품과 다른 점이다.

다만 중도 해약을 할 때는 이런 보장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중도 해약 당시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고객이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또 전문가들은 변액연금의 경우 원금이 보장된다는 것에 너무 의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보험의 만기가 10~20년이나 되는 것을 감안할 때 만기에 겨우 원금만 받아서는 노후생활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밖에 변액보험은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망하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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