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유치원 올해 두 배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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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에 있는 금산유치원에는 필리핀·캄보디아·중국 출신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여럿 다닌다. 올해는 총 123명의 원생 가운데 14명이 이런 다문화 자녀다. 이 유치원에서는 일반 아동과 다문화 자녀가 어울려 수업을 듣는다. 교사들이 해당 가정을 방문해 부모에게 아이 언어 지도 방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백진숙 원장은 “단어도 잘 모르던 아이가 발표도 잘하고 말수가 늘면서 다문화 가정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교사, 가정 방문해 언어교육 도와
중도 입국 자녀 학업 지원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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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런 다문화 유치원이 지난해보다 2배로 늘어난다. 시·도교육청은 중도 입국하는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여성가족부는 9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2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다문화 가족 자녀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다문화 자녀(만 18세 이하)는 2006년 약 2만5000명에서 지난해 20만8000여 명으로 8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결혼 이민자의 초기 정착 지원에서 성장 주기별 자녀 지원으로 정책의 초점을 바꿨다.

영·유아기 다문화 자녀를 위한 다문화 유치원도 올해 60곳으로 2배로 증가한다. 다문화 유치원에서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 지체되지 않도록 기초 학습을 지원한다. 지난해엔 다문화 자녀 307명이 30개 다문화 유치원에 다녔다.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 입국 자녀들이 학업을 멈추지 않고 이어 갈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나왔다. 학령기 자녀가 입국할 경우 시·도교육청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동의를 받아 이름·전화번호 등 기본 정보를 넘겨받은 뒤 편입학 절차 등을 안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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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관계자는 “중도 입국 자녀들은 곧바로 일자리를 구해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공교육 진입을 적극 유도해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도 입국 자녀 3명 중 한 명(32.9%)은 공부나 일 등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니트(NEET)족’ 상태다.

또한 전국 81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심리 상담, 진로 교육, 봉사·체험활동 등으로 구성된 ‘다(多)재다능 프로그램’을 신설해 학령기 자녀의 발달을 돕기로 했다. 다문화 자녀의 군 입대가 늘어남에 따라 군 병영생활 규정도 보완할 계획이다.

황 총리는 “2006년 다문화 정책이 처음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는 다문화 가족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다문화 자녀들이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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