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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천정배 "새누리 개헌선 저지가 3당보다 중요" 국민의당 3각 내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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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일러스트 중앙포토]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여당이 180석 이상 확보하면 캐스팅보트가 무용지물이 될 텐데 (국민의당) 교섭단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야권이 개헌저지선 이상을 지키는 일은 국민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면서다.

안철수 "무조건 통합은 익숙한 실패의 길
이미 통합 거부 당론 확정"

그는 이날 당 공식 선대위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전날 "광야에서 죽을 수 있다"며 수도권연대를 거부한 안철수 대표의 면전에서 작심한 듯 반대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우선 "며칠 전 공천관리위 면접심사에서 공천위원이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교섭단체 이상 의석을 확보해 캐스팅보트를 갖는 제3당이 되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런 뒤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180석)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만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캐스팅보트니 뭐니 하는것이 다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텐데 그때 교섭단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전날 안철수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야권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를 막기위해서라면 우리 당은 광야에서 모두가 죽어도 좋다는식의 비장한 각오로 이번 총선에 임해야할 것”이라며 “안철수 공동대표 말한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절박한 심정 말씀드린다”면서다.

안 대표는 전날 "저를 포함해 모두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지난번 회의에서 의원들 모두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 발언은 지난 4일 국민의당이 당 최고위원회의·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거부로 당론을 정한 뒤 처음으로 나온 반대 발언이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새누리에 개헌선을 내주면 실제 헬조선으로 가는 것이고 우리 당이 설령 80~90석 얻어도 나라에는 재앙"이라며 "제3당보다 개헌선 저지가 나라와 역사를 위해 더 중요한 가치"라며 김한길 위원장과 한 목소리를 냈다.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당 내부 활발하고 질서있는 토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야권통합 문제는 이미 지난주 금요일(4일) 의원 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거쳐서 당론으로 확정된 상황이다. 한 분의 말씀으로 바뀌어질 수는 없다”며 통합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한다.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일뿐이다.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잊어버린 잃어버린 그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해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또 "국가비전 제시보다 치졸한 내전에 몰두하는 여당에 단호히 회초리를 드는 4월 총선이 돼야 한다"며 "저는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 이런 퇴행적 새누리당에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국민이 주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회의 뒤 기자들에게도 "지금 더민주의 여러 행태를 보면 제1야당되는 데만 관심갖고 양향자 후보를 포함해 여러 영입인사들을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대결하는 게 아니라 우리랑 대결하게 하지 않느냐"며 "새누리당 상대로 싸워야할 제1야당이 작은 정당 상대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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