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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홀서 공연한 팝페라가수 임형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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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는 게 마치 꿈만 같아 무척 떨렸는데 공연이 무사히 끝나 정말 기뻐요."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 리사이틀홀에서 공연을 한 팝페라 테너 임형주(18)군. 공연한 지 사흘이나 지났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흥분에 들떠있었다.

올 초 데뷔 음반을 발표한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평화콘서트,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 등 최근 굵직한 무대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시작한 그는 이번 카네기홀 데뷔 공연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반주자이자 임군을 미국 음악계에 소개한 피아니스트 얼 바이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2백70석밖에 안 되는 소규모 공연장이긴 하지만 객석이 꽉 찼어요. 게다가 관객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었고요. 그중엔 샬럿 처치(영국의 소녀 소프라노)를 캐스팅했던 소니 클래식 부사장 등 음악계 유명인사들도 많이 오셨어요."

동양인 18세 팝페라 가수라는 사실이 미국 음악계 인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그의 말처럼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전날 매진됐고 공연 당일에는 60여명의 관객이 표가 없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임군은 이날 무대에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투나잇' 등 뮤지컬 주제곡에서부터 '동심초''그리워''얼굴' 등 우리 가곡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앙코르 때도 '그리운 금강산' 등 세곡을 불렀다.

"일부러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우리 가곡을 여러 곡 넣었어요. 공연이 끝난 후 많은 외국인 관객이 너무나 로맨틱한 곡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고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는 임군은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와 다음달까지 머물며 새 음반을 녹음할 계획이다. 오는 9월께 줄리아드 예비학교 과정을 끝낸 상태지만 진학을 포기하고 이탈리아 피렌체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줄리아드도 좋지만 성악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피렌체행을 결심했다"는 임군은 "팝페라로 시작하긴 했지만 언젠가는 오페라 무대에도 꼭 서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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