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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크라임’ 해결 위해…한국·필리핀 검찰도 손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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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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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K크라임’(필리핀 내 한국인 상대 범죄와 한국인들의 범죄) 해결을 위해 한국과 필리핀의 검찰이 손을 맞잡는다.

필리핀 검찰총장 등 17명 6일 방한
김수남 총장과 수사공조 MOU 교환
2주간 한국 수사기법 교육도 받아

대검찰청은 “6일 방한하는 클라로 알렐라노 필리핀 검찰총장이 9일 김수남(사진) 검찰총장과 만나 수사 공조 및 기관 협력 증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이 34명이다. 또 한국인 수배자 200여 명이 필리핀으로 도주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 3월 1일자 8면>

 대검찰청 관계자는 “ 필리핀으로 이주하는 한국인이 늘면서 현지 내 치안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다. MOU 교환을 계기로 한국인 상대 범죄 수사와 도주 수배자 추적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사 공조는 법무부와 외교부를 통해 진행되는 ‘사법 공조’와 달리 양국 수사기관의 일대일 소통으로 곧바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속하게 사건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은 호주·중국 등 20개 국가와 수사 공조 협약을 맺었다.

 필리핀 검찰총장의 방문에 이 나라 검경 간부 16명도 동행한다. 그중 14명은 2주간 한국에서 수사 기법을 교육받기로 했다.

법무연수원 국제법률문화교육센터·대검찰청 과학수사부·위치추적센터에서 ▶유전자 감식 및 범죄인 데이터베이스(DB) 활용법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및 분석법 ▶최신 사이버범죄 수사 사례 등을 배우게 된다. 필리핀 검경의 역량이 강화되면 한국인 피해 범죄 수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한국 검찰의 판단이다.

2013년 이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사건 30건 중 용의자를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한 사건이 18건(60%)이다.

 검찰은 앞으로 동남아 국가와의 수사 공조 MOU 교환과 수사 기법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최고인민검찰원의 검사장급 간부 15명도 5월에 방한해 필리핀 방문단과 같은 연수를 받는다.

법무연수원 관계자는 “한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동남아뿐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강사 파견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남 검찰총장은 3일 나빌 사덱 이집트 검찰총장과 기관 간 협력 및 수사 공조를 위한 MOU를 교환했다. 방한 중인 나빌 사덱 총장은 “테러 범죄에 대한 정보 교류와 수사 경험 공유가 한층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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