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간본성 엮는 건 한국 드라마가 세계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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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거점을 두고 전세계에 다양한 국가의 드라마를 온라인 서비스하는 스트리밍 업체 비키(Viki)가 ‘5년’이란 한국 드라마를 만든다. 히트작인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의 제작자 로버트 커크만과 데이비드 알퍼트의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지구멸망 다루는 드라마 ‘5년’ 제작
온라인 동영상업체 ‘비키’의 태미 남
“미드 ‘워킹데드’ 원작자와 손잡고
한국서 만들어 전 세계 서비스할 것”

‘5년’은 거대 유성 충돌로 멸망을 앞둔 지구의 한 한국인 가족 이야기로, ‘워킹데드’의 원작자이기도 한 커크만의 아이디어가 바탕이다. 비키의 CEO 태미 남(43·사진)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그는 “사랑과 인간본성에 대한 한국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은 예술”이라며 “한국인은 이 방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했다.

 -드라마 ‘5년’은 어떤 얘기인가. 왜 한국에서 만들려고 하나.

 “생사의 기로에서 한 가족이 겪는 시련에 대한 얘기이자 인종·종교를 넘어 누구나 해당될 수 있는 얘기다. 지구 멸망을 예상한다면 뭘 할 지, 가족·친구 관계는 어떨게 될 지 등등. 한국 드라마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한국 대중문화의 엄청난 팬인 데이비드 알퍼트가 내놨다. 그는 한국인이 가장 잘 다룰 수 있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야기를 한국 드라마로 만든다는 데 매우 고무돼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작하게 되나.

 “한국 파트너 제작사를 찾아 한국에서 출연진·제작진을 꾸릴 계획이다. 한국 TV로 방송하고, 비키를 통해 전세계에 서비스하려 한다.”

 -온라인 플랫폼 비키가 왜 드라마를 만드나.

 “관련 산업과 시청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VOD가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소비 방식이란 건 분명하다. 그 결과 제작사·방송사·배급사·플랫폼이 갈수록 중첩된다. 스트리밍 업체이면서 오리지널 제작에 몰두하는 넷플릭스와 훌루가 좋은 예다. ‘5년’은 비키의 세 번째 오리지널 콘텐트다. 중국과 함께 만든 웹드라마 ‘드라마월드’(미국 한류팬이 한국 드라마 속 세계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4월에 공개한다. 첫 번째는 일본의 마쓰모토 레이지와 협업한 애니메이션 ‘오즈마’였다.”

 -비키에 한국 드라마도 많은데 주 시청층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

 “(JTBC, 지상파 3사, CJ E&M을 열거하며) 비키는 한국 메이저 방송의 수많은 드라마를 보유하고 있고, 전세계에서 이용가능하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 그 다음이 남미·유럽이다. 한국 콘텐트가 제일 인기다. 우리 시청층은 젊고, 기술에 밝고, 인종·관심사가 다양한 점에서 전세계 인구의 ‘다음 세대’를 보여준다. 내가 ‘유튜브 세대’라 부르는 이들에게 아시아 대중문화는 전혀 생소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대상이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 이유를 꼽자면.

 “높은 제작 수준, 이야기의 보편적 호소력, 잘생긴 배우들, 그리고 비키 같은 서비스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점도 있다. 비키에는 수많은 언어로 자막을 입히는 팬 공동체가 있다. ‘꽃보다 남자’는 수백 만 명이 시청한 꾸준한 인기작이다. 팬들이 만든 자막이 69개 언어에 이른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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