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7대 주력사 수출 비중 80% 이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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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올해 7대 주력 계열사의 수출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여라.”

지주사 SK(주) 등기임원 복귀
경영 최우선 과제로 수출 강조

최근 그룹 지주회사인 SK(주)의 등기임원으로 복귀한 최태원(56) 회장이 올해 ‘경영 최우선 과제’로 수출 확대를 내걸며 구체적인 수출 비중 목표까지 제시했다.

SK그룹은 29일 "최 회장이 최근 주요 사장단 회의 등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그룹 내 7대 주력 수출기업의 매출 중 수출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일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SK그룹 내 7개 주력 수출 기업이란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케미칼·SKC·SK에너지·SK루브리컨츠·SK종합화학이다.

이들 7개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70%대를 기록했다. 이들 7개사는 지난해 매출(68조9409억원) 중 54조원 가량을 해외에서 올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해외 매출을 60조원 대 이상으로 높여야 수출 비중 80%이상이 달성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들어 온 현 상황에선 녹녹치 않은 일이다.

SK그룹은 대표적인 내수기업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삼성이나 현대차그룹 못지않은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최 회장의 복안이다.

최 회장이 수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력인 정유와 통신은 이미 내수 시장에선 정체 상태다. ‘캐시카우’로 여겨졌던 SK텔레콤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맛봤다.

때문에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래 ‘부진불생(不進不生·나아가지 않으면 죽는다)’을 강조하며 해외진출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울산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등 국내 수출 전초기지는 물론 중국 우한의 현지 합작기업인 중한석화 등을 잇따라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수출 드라이브’ 행보의 일부다.

최 회장은 최근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을 찾아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명실상부 낸드플래시 수출 기지인만큼 생산효율화에 더욱 매진해 우리나라 수출 증대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수출 중심 경영의 ‘투 톱’은 SK이노베이션 계열 기업들과 SK하이닉스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지난해 매출(47조3735억원) 중 75.5%를 해외에서 올렸다. 올해는 이를 8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새 수출 동력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를 선정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13조318억원이던 수출 규모를 지난해 17조8045억원으로 키웠다. 전체 매출의 94.1% 규모다.

7개 주력 수출기업 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수출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산하에 ‘에너지 신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에너지와 ICT(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화로 수출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지속성장을 위해서라도 해외 수출 확대는 옵션이 아니라 꼭 가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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