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렉시 톰슨 가세로 여자 골프 빅3 지각 변동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왼쪽부터)세계 1위 리디아 고, 2위 박인비에 이어 랭킹 3위로 올라선 렉시 톰슨. LPGA 투어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장타를 앞세운 높은 아이언 정확도에 올 시즌 퍼팅까지 보완되면서 리디아 고와 박인비를 위협할 선수로 떠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렉시 톰슨(미국)이 29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7.67점을 얻어 랭킹 3위로 올라섰다. 3위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7.12점으로 톰슨과 자리바꿈을 했다.

톰슨의 랭킹 3위 등극은 여자 골프 빅 3의 판도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 해까지 LPGA 투어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2위 박인비, 3위 루이스의 빅 3 체제였지만 톰슨의 가세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LPGA 투어 통산 11승을 거둔 루이스는 톰슨 이전에 미국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6번을 하면서 준우승 징크스에 빠졌다. 루이스는 올해 3개 대회에 출전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또 준우승을 했다. 코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22위, 지난 해 준우승했던 혼다 타일랜드에서는 공동 35위를 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서른 한살. 지난 해 말 약혼을 하는 등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하향세를 예상하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루이스보다 열 살 어린 톰슨은 거침 없는 상승세다. 2012년 LPGA 투어에 데뷔한 톰슨은 혼다 타일랜드 전까지 통산 6승을 기록했다. 지난 해에는 마이어 LPGA 클래식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뒀다. 드라이브 샷 거리 4위(267야드)에 오른 장타를 앞세워 그린 적중율 1위(77.2%)를 하는 등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에 볼을 올릴 때까지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톰슨이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을 갖추고도 빅 3에 포함되지 못한 건 그린 플레이 때문이었다. 톰슨은 지난 해까지 어프로치 샷이 불안하고 퍼팅이 약해 우승 기회를 종종 놓쳤다. 6번 선두로 나가 4번 우승했지만 2번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올해 확 달라졌다. 드라이브 샷 1위(290야드), 그린적중율 2위(81%)에 오른데다 그린 주변 플레이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해 온 그린 시 퍼트 수 37위(1.805개)였던 톰슨은 올해 17위(1.743개)에 올랐다.

톰슨은 혼다 타일랜드 이전 거둔 통산 6승 중 1승(2014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제외하고 모두 하반기에 우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일찌감치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동계 훈련 기간 동안 공을 들인 멘탈과 쇼트게임이 무르익는다면 한국 자매들은 물론 세계 1위 리디아 고까지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톰슨은 “혼다 타일랜드 우승은 내 자신이 아니라 미국을 대표한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열리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가 아닌 내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